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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선 내년엔 날 수 있을까

국내 기업 제작 상용화 모델 시연회까지 모두 끝낸 상태<br>안전인증·제도 정비 완료땐 상반기 포항~울릉 운항 가능

씨앤에스에이엠티가 제작한 5인승 위그선 '아론-7'이 전남 여수시 앞바다에서 시험 운행을 하고 있다.

하늘을 나는 배와 자동차. 어느 것이 더 빠를까. 여기서 빠르다는 것은 속력이 아니라 상용화 시기다. 현재로서는 하늘을 나는 배가 더 빨리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이 속속 상용화 모델을 제작해 시연회까지 마친 상태여서 안전 인증이나 운항과 관련된 법률 및 제도가 완료되면 내년 상반기부터 상용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늘을 나는 배를 이르는 위그선(wig craft)은 표면효과(Ground Effect)를 이용해 수면 위를 나는 비행선박이다. 비행기와 선박의 특징을 결합한 형태다. 날개가 수면에 가까워지면 양력(揚力ㆍ뜨는 힘)이 증가하는 효과를 이용해 물위 1~5m로 떠서 시속 200~400㎞로 운행한다. 지난 1960년대 러시아에서 군용으로 처음 개발된 뒤 지금은 세계 각국이 여객용으로 개발하고 있다. 위그선 제조기술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에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은 뒤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해 2000년대 초반부터 시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가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인 위그선 제조기술에서 가장 앞설 수 있었던 데는 세계 최고수준의 조선산업과 무관하지 않다. 조현욱 씨앤에스에이엠티 대표는 "다른 나라에서 개발된 위그선은 호수나 강, 기상이 양호한 바다에서만 운항이 가능해 경제성이 떨어지고 상업화에 한계가 있다"면서 "국내에서 개발된 제품은 이러한 치명적 약점을 대부분 극복했다"고 말했다. 위그선은 기존 선박과 같은 디젤유를 쓰지만 해수면의 저항을 받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에너지 소모가 기존 선박에 비해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경제성이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시속 200~400㎞로 운항할 수 있어 여객용으로 활용될 경우 시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 국내 위그선 제조는 중소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씨앤에스에이엠티는 2008년 10월 5인승 위그선 아론-7을 개발하고 지금까지 1,000시간 9만㎞ 이상 운항을 실시했다. 아론-7은 악천후 해상에서도 이ㆍ착수할 수 있고 법적 비행고도(1~150m)를 자유롭게 운항할 수 있는 성능을 지녔다. 씨앤에스에이엠티는 올해 말 위그선 상업 운항에 필수적인 법률 및 제도 정비가 완료되는 대로 안전 인증을 거쳐 내년 5월 포항~울릉구간에서 상업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현재 포항~울릉은 고속선으로 3시간30분에서 4시간 이상 걸리는데 아론-7은 60~70분대에 주파할 수 있다"면서 "하루에 7~10항차(편도) 정도 운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윙십테크놀로지는 중ㆍ대형 위그선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현재 50인승급 위그선을 개발하고 있는데 국제 선박안전인증 절차를 거치는 대로 상용운항에 나설 계획이다. 강창구 대표는 "5월부터 영국의 선박안전 인증기관인 로이드사로부터 인증을 받고 있다"면서 "내년 초 인증을 받으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인데 여러 여객선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윙십테크놀로지는 보잉747기 규모에 버금가는 350인승용 위그선 제작 설계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호주의 위그선 제조업체가 대규모 투자를 받아 본격적인 상용화 모델 개발에 나서는 등 다른 나라들도 위그선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2~3년 뒤면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 위그선은 향후 우리 조선업계의 주력 수출모델이 될 수도 있다. 씨앤에스에이엠티는 내년 2월 아랍에미리트 측의 초청으로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국제방산전시회(IDEX)에 제품을 출품하는 등 해외 수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하고 법과 제도가 잘 뒷받침되면 우리나라가 전세계 위그선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8인승뿐 아니라 15인승급, 20인승급 등 다양한 성능의 위그선을 출시해 전세계 위그선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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