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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간의 전부를 아내에게 바칠 것입니다.”
알렉스 퍼거슨(72ㆍ스코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은퇴 결정은 아내를 위해 내려진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퍼거슨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끝난 스완지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홈 경기(2대1 맨유 승)에서 “아내 캐시의 여동생이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세상을 떠났다. 그때 맨유를 떠나 아내 곁에 있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지난 47년간 아내는 세 아들을 길렀고 나를 위해 희생했다. 지금은 11명의 손주까지 있다”는 퍼거슨은 “하지만 가장 친한 친구인 동생을 잃으면서 외로움이 큰 상태다. 내가 곁에 있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까지 28년간 맨유를 이끌어온 퍼거슨은 지난 8일 은퇴를 선언해 세계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EPL 13차례, 유럽 챔피언스리그 두 차례,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5차례 우승 등을 이끈 퍼거슨은 영원히 맨유의 감독으로 올드 트래퍼드를 지킬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날 퍼거슨의 마지막 홈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7만5,000여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팬들은 배너 등에 감사 인사를 적어 퍼거슨에게 경의를 표했고 퍼거슨은 “맨유의 팬들이 자랑스러울 따름이다. 팬들과 맨유의 구단 관계자들, 코칭 스태프, 선수들은 내 인생에서 가장 환상적인 경험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퍼거슨은 이적설에 휩싸인 웨인 루니를 스완지전 출전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후임인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과 불편한 관계인 루니는 구단에 이적을 요청한 상태다. 퍼거슨은 “루니는 경기에 나서고 싶은 마음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에른 뮌헨이나 첼시로의 이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루니는 경기 후 EPL 우승 세리머니 때 아내, 아들과 함께 그라운드로 내려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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