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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미국이 수단 석유 훔치려 한다"

23일 알 자지라 방송 통해 육성테이프 공개…'聖戰' 촉구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사진)이 다시 이슬람 진영의 성전(聖戰)을 촉구하고 나섰다. 빈 라덴은 23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TV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공개된 육성테이프에서 “미국이 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석유를 훔치려 한다”며 “십자군의 약탈에 대비한 또 다른 장기전을 준비할 것”을 이슬람 전사들에게 촉구했다.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가 공개된 것은 지난 1월 이후 3개월만으로 수단은 빈 라덴이 90년대 초반 테러활동 근거지로 삼을 정도로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빈 라덴은 또 유엔이 이 지역의 평화유지를 위해 7,000여명의 아프리카연합(AU) 병력을 2만여명의 유엔 병력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해 “유엔이 병력을 보내 수단 서부의 석유를 훔치기 위해 부족의 아들들 사이에 전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빈 라덴의 육성 테이프 공개로 수단의 석유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단은 현재 5억6,300만배럴의 석유매장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는 3위의 석유수출국이다. 한편 빈 라덴의 육성 녹음 테이프가 공개되자 미국은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조지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표시로 잠시 수그러드는 듯 했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사퇴론이 다시 전면에 부상하는 등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004년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과 맞섰던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은 ABC방송 ‘디스 위크’ 프로그램에 출연, “이것은 럼즈펠드가 사임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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