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노란 리본과 파란 리본을 모자에 달고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노승열(23·나이키골프).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좋은 소식을 들려주겠다고 했던 노승열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우승으로 약속을 지켰다. 28일(한국시간) 노란 리본과 검은 리본을 달고 선두를 지켜낸 노승열은 우승 소감을 말할 때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가족을 먼저 챙겼다. 그는 "멀리서나마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경기했다"며 "사고가 난 지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정말로 기적이 일어나 실종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 품으로 돌아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두 번째 목표를 달성했다고 한다. "골프를 시작하면서 목표 중 하나인 PGA 투어 출전권을 2011년(12월)에 획득했고 PGA 투어 첫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노승열은 "약간의 심적인 부담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한 대회 한 대회 참가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었다"고 밝혔다. 노승열은 "매우 실망스러운 지난 시즌을 보낸 뒤 정신적으로 강해졌고 대회 때 긴장하는 버릇도 없어졌다"고 했다.
마음에 맞는 캐디(스콧 새즈티낵)를 만난 것도 우승 요인이다. 노승열은 "새즈티낵과는 거리 잡는 것과 플레이 등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게 맞아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며 "다음주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2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새즈티낵은 "노승열은 강철 같다.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다"며 "23세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더 좋아지는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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