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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토건 경제, 일본식 불황 부를수도"


우석훈 지음, 개마고원 펴냄 ‘디버블링(Debubbling)’이란 토건 경제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실물 경제가 더 이상 이를 버티지 못하고 일순간 거품이 빠지는 현상을 일컫는 경제 용어다. 디버블링이 천천히 진행돼 연착륙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통제할 수 없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이른바‘일본식 공황’같은 위험한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저서 ‘88만원 세대’로 주목받은 경제학자 우석훈 박사는 이른바 ‘토건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저자는 한국 경제가 디버블링 과정에 들어섰다고 진단한다. 그는 “지금의 한국경제는 현재의 방식이라면 위기이고 특별한 전환점이 없다면 그 위기는 10년 이상 갈 확률이 높다”고 단언한다. 건설업 중심의 토건경제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교육ㆍ문화 같은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보다는 재개발과 부동산 투기 등에 돈을 쓰게 만든다는 게 문제다. 외형적 확대재생산에는 성공한 듯한 한국식 자본주의는 ‘경제 주체의 재생산 위기’로 이어져 결국에는 국민 경제의 위기로 이어진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 같은 위기의식과 ‘탈(脫)토건’으로 경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자신과 같은 생태학이나 환경경제학 분야에서 더 일찍 감지했으며 복지ㆍ여성문제 분야 연구자는 물론 케인스주의자나 시카고학파들도 이제는 인정할 때가 됐다고 저자는 분석했다. 특히 일본이 디버블링 과정에서 겪었던 1990년대 초 ‘잃어버린 10년’을 강조한다. 그는 “지금 우리가 걸어가는 경제의 길도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일본이 겪었던 위기로 가는 길과 상당히 유사하다”며 “한국 경제는 일본 경제보다 더 약하기 때문에 그보다 더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토건 사업’에서 벗어나 탈토건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대안도 함께 제시했다. 저자는 “국민경제를 생태적으로 전환”시키는 것과 같은 원리로 접근했다. 일주일에 이틀 일하는 정규직, 재택근무, 완전 연봉제 도입 등의 고용 혁신과 사교육 폐지, 주 4일제 수업 도입, 등록금 100만원 시대 같은 교육 개혁을 제안했다. 주거보조와 무료 버스 운행, 정부체계 및 세제 개편 등의 정책 대안도 제시한다. 현실은 다소 비관적이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자신의 ‘명랑주의’ 신조를 전파한다. “생태적 삶과 ‘강요된 가난’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하는 그는 “신빈곤 시대를 맞아 소비의 억제를 강요당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소비를 억제함으로써 생태적 삶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2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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