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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프랑스 대선, 민주주의는 건재하다

英 인디펜던트 4월23일

흥분과 함께 수많은 예측을 낳은 프랑스 대선이 1차투표 결과 니콜라 사르코지와 세골렌 루아얄 양자구도로 좁혀졌다. 대통령 관저인 엘리제궁으로 입성할 차기 대통령은 첫번째 전후 세대가 된다. 다만 결선투표에서는 1차투표에서 30%를 득표한 사르코지가 우세하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번 1차투표의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첫번째 이유는 5년 전 프랑스인이 겪었던 정치적 ‘탈선’에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결선투표가 우파인 사르코지 대 좌파인 루아얄로 굳어지면서 프랑스 땅에서 좌우 열전을 불러왔다. 사회당은 당시 극우파 장마리 르펜에게 당했던 치욕을 뒤로하고 다시 경합의 중심에 섰다. 유권자들은 인종차별을 옹호한 르펜의 위험한 유혹을 거부했다. 두번째 이유는 주류 정파의 지지자들이 1차투표의 승리로 자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랑스는 이번 선거를 아주 신중하게 치르고 있다. 25년래 최고 투표율을 보인 것이 그 방증이다. 호사가들의 예상을 뒤집고 민주주의는 굳건히 살아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선거학적으로도 안정된 결과였다. 지난 대선 때와는 달리 많은 유권자들이 후보 결정을 미뤘는데도 선거 여론조사기관에서 비교적 정확한 예측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 세번째 이유다. 마지막으로는 프랑스 유권자들이 현 양자 정치 판도에 변화를 가했다는 사실이다. 프랑스 국민들은 대선의 양립구도 가운데 중도파인 프랑수아 바이루에게 제3의 후보 자리를 줬다 결선투표를 10여일 남긴 프랑스는 처음만큼 흥분된 박빙을 예상하고 있다. 선두에 있는 사르코지에게 승리는 보장돼 있지 않다. 르펜에게 실망한 지지자들이 투표에 참가할 것인지도 변수다. 특히 바이루의 표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가가 관건이다. 바이루 지지표가 좌우 세력에서 반반씩 온 것임을 감안하면 방향은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 이 ‘중도성향표’를 끌어오는 사람이 최종 승리자가 될 것이다. 새 대통령은 시라크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정치 시대를 열게 된다. 루아얄은 프랑스 최초 여성 대통령으로, 사르코지는 헝가리 출신 이민자의 아들로서 대권을 쥔 기록으로 남게 되는 셈이다. 두 후보는 매우 다른 이상을 갖고 있음에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프랑스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다는 측면에서 궤를 같이 한다. 바로 이것이 22일 투표가 보여준 가장 고무적인 면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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