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캐나다 미국의 동부해안, 네덜란드ㆍ독일ㆍ덴마크의 북해연안, 아마존 강 유역과 함께 세계 5대 갯벌 지역의 하나로 꼽힌다. 갯벌 면적으로 살펴보면 서해안에는 전체 갯벌 면적의 약 83%인 1,980㎢가 분포돼 있다. 서해안의 영광군ㆍ무안군ㆍ신안군에는 전남의 80%에 가까운 갯벌들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섬들이 많은 다도해를 끼고 있는 신안군이 가장 넓은 갯벌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갯벌의 가치추정에 대한 연구결과를 종합ㆍ분석한 결과 갯벌의 연간 가치 평균치를 단위면적으로 재산정할 경우 ㎡당 3,919원 ㎢당 3,919백만원으로서 우리나라 갯벌 총면적을 2,550㎢로 적용해 갯벌가치를 산정할 경우 연간 9조9,934억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남한과 북한을 합친 한반도의 갯벌이 약 5,220㎢(남한 2,550㎢, 북한 2,670㎢)에 달한다고 하니 생태계의 우수성을 놓고 본다면 단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갯벌은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희귀한 자연이다. 갯벌은 해양자원의 보고이자 환경오염을 막아주는 완충지대로, 생태관광지로서 무한한 가치가 있다. 또 갯벌은 어민들의 생계를 이어주고 그들이 꿈을 캐는 밭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렇게 우수한 갯벌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동안 갯벌을 마치 없애버려야 하는 적처럼 대해온 것이 사실이다. 좁은 국토를 넓힐 수 있는 길은 오직 간척 사업밖에 없다는 인식아래 틈만 나면 간척과 매립 사업을 추진했다. 최근 10년간 주요 간척매립 사업으로 25% 이상의 갯벌이 상실됐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갯벌이 사라졌는지 가늠되고도 남는다. 뒤늦게 후회하며 잃어버린 갯벌을 되찾으려 해도 방도가 없다. 이제는 갯벌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돌아봐야 할 때이다. 최근 신안군 증도갯벌이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물론 훌륭한 자연환경을 물려받은 것도 주요했지만 지역 주민들도 큰 역할을 했다. 필자는 증도에 방문할 때마다 주민들의 환경보호 노력에 매번 감탄하고는 한다. 전체 섬을 금역 구역으로 지정하고 야간에는 가로등을 점등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을 가꾸고 있다. 세계 5대 갯벌 중의 하나인 우리나라 갯벌을 보전하고 현명한 이용을 위해 습지보호 지역 지정과 람사르 습지 등록이 계속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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