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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각광 받아온 동남아시아 각국의 최저임금이 내년에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국가의 임금 수준은 중국 주요 도시의 80~90%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아 저비용을 노리고 이들 국가로 공장을 옮긴 기업들에 새로운 부담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1일 인도네시아·캄보디아·베트남 등 일부 동남아 국가의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20~30%에 달하는 등 각국 임금 수준이 급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가파른 임금인상에 대응해 임금 수준이 훨씬 낮은 동남아 각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긴 다국적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관리와 사업계획에 차질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동남아 국가의 임금인상은 중국보다 가파르게 진전되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가 내년 최저임금을 28% 인상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주요 도시의 임금인상률이 약 23%에 달하고 베트남도 1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들 3개국의 최저임금은 2010년과 비교하면 각각 2배를 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10년 대비 2.6배에 달할 정도로 임금이 오른 결과 내년 주요 도시의 최저임금이 베이징이나 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추세는 저임금 생산직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최근 일본무역진흥기구 조사에 따르면 동남아로 진출한 제조업체의 과장급 이상 현지 직원의 월별 임금은 10년 전에 비해 태국 2.7배, 인도네시아 1.7배씩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가파르게 진행되는 각국의 저임금 탈피는 중국과의 관계악화 이후 비용절감을 위해 동남아 지역을 주요 생산거점으로 지목해온 일본 기업들 입장에서 특히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신문은 지난 4~5년간 중국 주요 도시의 최저임금이 1.5~1.6배가량 오르자 일본 기업들이 중국 외에 새로운 생산거점을 찾는 '차이나 플러스원' 전략으로 동남아 각국에 생산공장을 이전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에 이어 이들 국가에서도 임금인상 바람이 거세지면서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은 대응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본 야쿠르트와 아지노모토 등 50개 이상의 일본 기업들이 진출한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 스수바야 지역에서는 봉제업 등 노동집약형 산업을 중심으로 일부 기업들의 철수 움직임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의 임금 수준을 거의 따라잡은 인도네시아와 달리 베트남·캄보디아는 아직 전체적인 근로자 임금이 중국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다만 지금과 같은 속도로 오른다면 앞으로 5년 뒤 중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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