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거래가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관련 민생경제까지 신음하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소는 물론 인테리어 업체, 신규 입주단지 내 상가 점포 매출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일부 관련업종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다. 부동산시장발 거래 동맥경화가 서민경제로 번지고 있는 셈이다. 3일 건설교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 등 수도권 일대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관련업종의 매출이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부동산거래 관련 업종들은 대부분 자영업이거나 직원 3~4명 안팎의 소규모 영세업체가 대부분이어서 타격이 심각하다. 이사 전문업체인 천사익스프레스의 한 관계자는 "집을 사고 파는 사람이 없다 보니 이사건수가 예년보다 40% 정도 줄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가격 덤핑에 나서면서 사무실을 유지하기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이사 업종과 함께 대표적인 관련업종으로 꼽히는 인테리어 업계도 크게 줄어든 일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테리어 전문업체인 현대크라프트의 고광은 대표는 "7년 간 인테리어업에 종사해왔지만 올해 같은 불황은 처음"이라며 "매출이 지난해의 30%도 안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사수요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 가구 업종은 아예 고사 직전이다. 크고 작은 가구공장들이 밀집한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일대에서는 올 들어 매출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면서 문을 닫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아파트 거래량은 주택거래시장의 동맥경화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올 들어 2월 말까지 2개월 간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7,13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3,403가구)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강북은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이른바 강남3구는 가격 급락으로 매수세가 실종되면서 같은 기간 거래량이 75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45건)의 4분의1에도 못 미쳤다. 수도권 5개 신도시 역시 상황은 비슷해 1~2월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6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업체인 삼성익스프레스의 강희영 대표는 "정부는 통계자료만으로 아파트 거래 침체에 따른 경제위축이 없을 거라고 하지만 바닥경제는 하루를 버티기가 버겁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