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은 금호산업 보통주 171만4,885주(5.16%)를 장내 매수했다고 12일 공시했다. 매입가격은 주당 1만1,926원으로 전체 매수금액은 204억원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보통 200억~300억원 단위로 투자를 하는데 금호산업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는 의견이 많은데다 동향이라 잘 아는 기업인 만큼 매입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 측 입장과 달리 금호산업 인수 목적이라는 데 무게가 쏠리는 것은 타이밍 때문이다. 금호산업 채권단의 워크아웃 연장 여부와 지분 매각 논의가 한창이던 때와 맞물린 것. 호반건설이 이 시점에 맞춰 지분매입에 나선 것은 금호산업 인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미 호반건설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해 쌍용건설 등 구조조정 중인 기업의 인수 대상자로 수차례 물망에 오른 바 있다.
반면 금호산업 채권단이 박삼구 회장에게 지분 50%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장한 상황에서 호반건설의 지분매입을 경영권 확보차원으로 보는 것은 앞서나간 해석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박 회장 일가는 현재 금호산업 지분 10.4%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금호산업에 대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투자은행(IB)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경영권을 뺏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호반건설의 지분매입을 금호산업에 대한 인수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확정하기에는 앞선 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호반건설은 최근 2~3년간 분양 호조에 힘입어 시공능력평가액 순위가 급등하는 등 건실한 중견 건설사로 주목 받고 있다. 2010년만 해도 시공순위 62위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24위로 올라선데 이어 올해에는 15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은 1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 1,357억여원, 당기순이익 1,091억여원을 기록했다. 이익잉여금만 5,972억여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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