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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정, "JLPGA 투어 최고 선수가 나의 목표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일본에서 신인상을 차지했다. 상금랭킹 2위에도 올랐다. 일본 투어 122경기 출장에 통산상금은 3억4천만엔을 돌파했고, 이는 역대 36위의 기록이다. 올 시즌 2승과 함께 상금랭킹 6위에 랭크된 전미정(27. 진로재팬)은 한 계단 한 계단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이다. Q. 일본에서 네 번째 시즌을 보냈고 상금랭킹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을 마무리한 소감을 말한다면? A. 성적만 놓고 보면 2006년과 2007년에 비해 아쉽지만, 많은 것을 배운 한 해였다. 특히 올해는 체력관리의 소중함과 시즌 전체를 아우르는 페이스 조절의 중요성을 배운 한 해였다. 하반기에는 체력적 부담 때문에 제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지만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며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시즌 마지막 리코컵에서 아쉬운 공동 2위로 경기를 마쳤다. 14번홀까지 버디 5개를 잡으며 우승컵에 바짝 다가섰는데 후반 마지막 두 홀에서 흔들린 모습을 보였다. 후반에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나? A. 그날은 우승에 대한 기대감보다 끝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하지만 막판에 흔들리면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쉬웠다. 특히 시즌 마지막 대회였고 하반기들어 부진했던 성적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 컸다. Q. 17번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18번홀에서 파 세이브만 했어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마지막 홀에 접어들었을 때 본인의 스코어를 알고 있었나? 혹시 알고 있었다면 긴장감으로 인해 더욱 흔들린 건 아니었나? A. ‘내가 잘 치고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특별히 다른 선수를 의식하지는 않았다. 스코어는 알고 있었지만 순위는 모르고 있었다. 내 경기 스타일이 다른 선수와 경쟁하기보다는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하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편이다. Q. 결과는 더블보기였는데 이로 인해 1타차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치고 말았다. 마지막 퍼팅 후 어떤 생각을 했나? A. 아쉬움도 약간은 있었지만 다음에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사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진로재팬과 새로 스폰서 계약을 하면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매 대회에 임했다. 다행히 리조트트러스트 레이디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상반기에 우승을 기록했지만 압박감 속에 시즌을 보낸 탓인지 하반기에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며 성적이 하향세를 보였다. 그런 과정을 겪으며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리코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우승할 수 있는 감을 되찾았다고 할 수 있다. Q. 이 대회에서 고가 미호가 우승컵을 안으며 시즌 상금왕에 올랐다. 만약 본인이 우승을 거뒀다면 같은 소속사 선배인 이지희가 시즌 상금왕에 오를 수도 있었는데. 대회 후에 이지희와 당시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나? A. 경기 후에 (이)지희 언니와 상금왕에 대해 얘기했다. 사실 한국 선수가 해외 투어에서상금왕을 차지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언니도 기대를 한 게 사실이다. 지희 언니는 최선을 다했지만 1타차로 상금왕을 놓친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는데 나나 다른 선수들 때문에 상금왕을 놓쳤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Q. 시즌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라운드 2번홀에서 공동선두를 허용했을 때 더욱 경기가 재미있겠다고 생각했고 이때부터 더욱 투지를 불태웠다”고 말했다. 대단한 배짱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A. 그런 인터뷰를 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과 약간 다른 것 같다. 사실 경쟁심에 투지를 불태우기보다는 내 플레이에만 집중했던 기억이 난다. 승부욕을 끌어올렸던 기억보다는 매 홀마다 원하는 샷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라운드였다고 기억된다. Q. 2007년에 버널 레이디스 우승을 앞두고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요코미네 사쿠라의 아버지가 인터뷰를 통해 3주 연속 우승은 불가능하다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그 예상을 뒤엎고 3주 연속 우승을 거뒀는데 당시 요코미네의 아버지가 ‘공짜로 캐디라도 해주겠다’고 한 약속은 지켜졌나? A. 사실 요코미네의 아버지가 호언장담할 만큼 쉽지 않은 기록이었다. 타이틀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의미가 작지 않은 기록이었고, 외국인 선수로서 일본에서 그런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는 사실에 뿌듯하기도 했다. 그런 인터뷰가 있었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됐는데 그 약속이 지켜지지는 않았다. 요코미네 아버지가 캐디를 해주는 것은 나도 원치 않는 일이다. Q. 당시 분위기로 봐서는 일본 선수들의 텃새가 심하다고 여겨졌는데 실제 대회에서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나 배타적인 감정들이 느껴지기도 하나? A. 일본 선수들의 텃새가 심하다는 부분은 언론을 통해 과장된 부분이 크다고 보여진다. 실제로는 차별같은 것을 느낄 수 없다. 앞서 말한 요코미네 사쿠라 선수와의 이야기도 경쟁관계에 있는 선수들끼리 오갈 수 있는 말일 뿐이고 특별히 외국 선수들, 특히 한국 선수들에 대한 차별이나 배타적인 감정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 Q.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본인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이 상금랭킹 상위에 대거 포진하며 활약을 펼치는 데 대해 일본 선수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것 같다. A. 내가 만나 본 일본 선수들은 대부분 한국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 좋은 경쟁관계라 생각하는 편이었다. 오히려 그들에게도 자극이 되고 투어의 수준이 향상되는 것이라 판단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Q. 최근 JLPGA의 필기시험 논란으로 한국과 일본 모두 시끄러웠다.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추측 때문에 더욱 남달리 느꼈을 것 같은데. A. 앞서 말했듯 일본 투어에서 외국 선수들에 대해 배타적인 분위기는 없다. 그리고 특별히 한국 선수들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래서 일본 협회의 결정에 대한 반응에 조금 놀라기도 했다. 오히려 나는 선수들이 의사소통을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협회의 주장에 동의한다. 나도 아직 많이 부족한 편이지만 자신의 의사표현을 일본어로 할 수 있는 수준이되는 것은 선수 본인에게 더 큰 플러스 요인이 된다. Q. 한국에서 세운 18홀 최저타수 기록(61타)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도 최초로 3주 연속 우승기록을 세운 바 있다. 대회에 나설 때 그런 기록에 대해서도 의식하곤 하나? A. 한국에서도 그랬지만 일본에 온 후에도 기록에 대한 의식은 전혀 하지 않는다. 기록보다는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은 자세라 생각할 따름이다. 좋은 선수는 그런 기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최선을 다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Q. 일본으로 건너간 후에는 국내 투어에 거의 참가하지 않았다. 많은 팬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A. 참가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못했다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일본 투어는 한국에 비해 참가신청을 일찍 접수해야 한다. 한국에서 초청 제의가 오더라도 일본 대회 일정이 이미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쉽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국내대회에도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Q. 이번 한일대항전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언론의 보도는 물론 많은 전문가들이 이지희와 함께 본인을 가장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로 꼽았는데 알고 있었나? A. 그렇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일본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상대 선수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신 모양인데 사실 골프는 개인종목이기 때문에 상대방을 잘 안다고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나를 높게 평가해주시는 분이 많다는 것으로 알고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Q. 이번 대회는 폭설로 인해 이벤트 경기만 진행됐지만 한국팀이 승리를 차지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서 승리를 거뒀는데 일본 선수들의 실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A.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출전하는 만큼 일본팀 실력 역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도 마찬가지지만 일본 선수들도 한일대항전 출전 자체를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실력있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는 대회인 만큼 해를 거듭할수록 더 재미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Q. 중학교 때 골프에 입문하기 전, 인라인스케이트 선수로 활동했다고 들었다. 최근에도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곤 하는지, 골프 이외에 즐기는 스포츠가 있다면? A. 중학교 때 키가 부쩍 크면서 인라인스케이트를 그만두었다. 스피드스케이트를 했는데 키가 크면 오히려 불리한 면이 있는 종목이었다. 마침 그때 부상까지 겹치면서 선수생활을 접고,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 인라인을 그만둔 이후로는 타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골프를 시작하고 운좋게 여기까지 오게 됐지만 골프는 다른 운동보다 훨씬 어려운 운동이기 때문에 인라인을 탈 여유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Q. 상대적으로 짧은 구력에 비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다른 운동을 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나? A. 인라인스케이트를 했던 것이 골프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다만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도움이 되었을 수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오히려 행운이 많이 따랐기 때문이다. 사실 난 아마추어 시절에 우승 한 번 해보지 못했을 만큼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런데 프로로 전향한 후 KLPGA선수권이라는 큰 대회에서 운 좋게 우승을 했고 나도 열심히 하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 자리까지 왔다. Q. 동계훈련에서는 쇼트게임에 비중을 둔다고 했는데 실제 투어 기록에서도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별한 훈련방법 같은 것이 있나? A. 나는 신체 조건에 비해 샷거리가 짧은 편이다. 그걸 극복하는 것은 쇼트게임이기 때문에 훈련할 때 많이 신경 쓰는 편이다. 퍼트는 돈이라는 말이 있듯 다른 선수들도 스코어에 가장 중요한 퍼트 훈련에 공을 많이 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특별한 비법보다는 평소에 퍼트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꾸준히 연습하고, 특히 대회를 앞두고는 연습 그린에서 적응훈련을 철저히 하는 편이다. Q. 지난 세 시즌동안 남부럽지 않은 활약을 펼친 것도 사실이다. 지금까지를 돌아본다면 일본에서 목표한 만큼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나? A. 가장 먼저 이루고 싶은 목표는 일본 투어에서 최고의 위치에 서는 것이다. 상금랭킹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누구나 인정할 만한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고, 항상 노력하는 자세로 매 경기에 임하려 하고 있다. 사실 일본에 처음 가면서는 미국으로 진출하기 위한 중간 단계 정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큰 무대에 도전하는 것보다 현재 위치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한국에서 활동하는 후배들 중에도 일본 무대를 목표로 하는 선수들이 많다. 일본에서 성공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A. 나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미국 무대로 진출하기 전에 일본 투어를 거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본 진출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방법도 나쁘지 않지만 한국에 비해 일본은 투어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상금 규모나 대회수가 많아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하는 데 부족하지 않은 무대가 될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의 골프 실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특별히 어떤 훈련을 하는 것 보다는 자신감 있게 도전해보는 것이 좋을것 같다. 나도 아직 많이 부족한 편인데, 의사소통을 위한 어학 공부도 노력해야 할 부분 중 하나이다. Q. 새해에는 우리 나이로 스물여덟 살이다. 결혼을 생각할 나이인데 계획은 없나? A. 아직 남자친구도 없다.(웃음) 아직까지 결혼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지금 나에게는 골프가 가장 큰 관심사일 뿐이다. Q. 끝으로 2009년 시즌을 비롯해 장기적인 목표와 계획을 밝혀달라. A. 언제까지 일본에서 활동할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일본 투어 정상의 자리에 오르고 싶다. 2009년이 될 수도 있고 그 이후가 될 수도 있겠지만 더 큰 무대에 도전하기 전에 지금 현재 일본 투어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지난 시즌 후반에 체력적인 한계를 느꼈기 때문에 동계훈련을 통해 이 부분을 많이 보강할 계획이다. 많은 것을 배우고 얻은 만큼 이번에는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얻고 싶다.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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