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밭일 나간 엄마 대신 아이 봐드립니다"

생보사회공헌재단, 농촌 5곳서 꿈나무돌봄센터 운영해 호응

보육공간·교사 인건비까지 지원… 보육 사각지대 해소에 큰 역할

다문화가정 갈등 해결 도움도

충북 제천 덕산면 월악산 자락에 있는 덕산생명꿈나무돌봄센터에서 어린이들이 이윤희 센터장과 함께 교구놀이를 하고 있다. /임지훈기자

지난달 11일 충청북도 제천 시내에서 차를 타고 구불구불한 길을 50여분 달리자 행정구역상 '덕산면 도전리'라는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여느 시골처럼 길에서 아이들의 모습은 쉽사리 찾아볼 수 없었고 이따금 느린 경운기가 앞길을 막아 서행할 수밖에 없는 그런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마을에 들어서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합쳐진 초중학교가 보였고 그 바로 옆에 덕산생명꿈나무돌봄센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20평대 가정집을 임대해 세살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약 30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이 센터는 어린이들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윤희 센터장과 2명의 교사들은 교육 프로그램과 아이들의 간식을 준비하느라 바빴고 방학을 맞아 자원봉사에 나선 중학생들도 교육교재 등을 살펴보고 있었다. 잠시 짬을 내 센터장과 함께 이곳에 아이들을 맡기는 부모들의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사과나무밭 인근에서 만난 김형수(67) 할아버지와 이영재(60) 할머니는 "센터가 생기기 전에는 농사일을 하면서 은비와 수하(손녀들)를 돌보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며 "이 지역 특성상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 할 경우가 많은데 센터가 오후8~9시까지 아이를 돌봐줘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돈을 주고라도 아이들을 맡길 곳이 꼭 필요했는데 센터에서 이렇게 무료로 아이들을 돌봐주니 정말 고맙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월악산 자락에 있는 덕산면은 이 무렵 브로콜리 재배로 쉴 틈 없이 바쁘다. 이모작을 하기 때문에 헤드라이트를 켜고 야간작업을 하기도 일쑤다. 지난 2010년 덕산생명꿈나무돌봄센터가 들어서기 전에는 부모가 밤일을 나가면 아이는 혼자 집에 있거나 부모 중 한 사람은 집에서 아이를 챙겨야만 했다. 인적이 드문 시골에 아이가 혼자 있게 되면 안전사고, 심지어 성폭력 위험에도 노출된다는 게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한화생명 등 18개 생명보험회사가 공동으로 출연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대도시 중심의 어린이집 확충으로 보육시설이 부족한 농산어촌·중소도시 등의 보육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2010년부터 지금까지 제천 화산·덕산, 경기 파주, 강원 동해, 경기 하남 등 전국 5곳에 생명꿈나무돌봄센터를 설립했다. 보육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은 물론 전담 보육사의 인건비와 센터 운영비, 교재교구 등도 지원하고 있다.



오후3시를 넘어서자 아이들이 삼삼오오 센터로 몰려들었다. 한쪽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외워온 구구단을 선생님에게 검사 받았고 다른 방에서는 그보다 어린아이들이 교구놀이를 하기도 했다. 신윤철(9)군은 "집에서는 TV만 봤었는데 센터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어 재미있다"며 활짝 웃었다.

이 마을에서 센터의 역할은 아이들을 돌보는 데 그치지 않았다. 다문화가정 어머니들에게도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이 센터장은 "다문화가정 어머니들은 언어소통, 문화적 차이 문제 등으로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며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거나 이들을 대신해 학교에 가서 선생님들과 상담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에게 센터에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를 물었다. 이 센터장은 "교사들이 자신들의 차량으로 아이들을 데리러 가고 또 데려다 주고 있다"며 "보다 많은 아이들을 태울 수 있는 차량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