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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전쟁, 미 경기 회복 발목

■ 빚에 허우적대는 G2 경제<br>루 재무 "10월께 부채 상한 도달… 한도 늘려야"<br>오바마-공화당 줄다리기 여전해 증액 쉽지않아<br>제조업 지표 악화에 출구전략 다소 늦춰질 수도


워싱턴의 예산전쟁이 회복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제조업체들이 예산협상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확대를 주저하면서 올 3ㆍ4분기부터 경기가 다시 주저앉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또 최근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논란에 모기지 금리가 오르며 주택경기도 부진을 보이면서 오는 9월 출구전략 전망도 약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잭 루 미 재무장관은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에게 보낸 편지에서 "의회가 정부부채 한도를 최대한 빨리 늘려주지 않을 경우 올 10월 중순이면 미 연방정부 부채가 상한선인 16조7,000억달러에 도달하고 사용 가능한 현금보유액도 불과 하루치인 500억달러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하고 금융시장의 쇠퇴와 미 경제의 심각한 파멸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초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에서 받은 배당금 670억달러에다 경기회복에 따른 세수증대로 올 12월에야 부채상한선에 도달할 것이라는 의회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이 경우 미 정부는 미 국채이자 지급과 사회보장 지출을 하지 못하게 돼 정부 파산에 이르게 된다. 지난 2011년 7월에도 공화당이 부채한도 증액에 반대하면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70년 만에 강등시키며 국제국제금융시장이 대혼란을 겪은 바 있다.

미 정치권의 예산을 둘러싼 불협화음은 이미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7월 미국 기업들의 내구재 주문 규모는 2,266억달러로 전달보다 7.3%나 감소했다. 해외수요 둔화와 연방지출 감소의 여파로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감소폭도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만의 최대치로 시장 예측치인 4% 감소보다 훨씬 더 부진했다.

이처럼 미 제조업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올 하반기부터 미 경제 회복세가 주저앉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바클레이스PIC의 마이클 가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 경제의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지겠지만 연방예산 축소의 악영향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바클레이스PIC는 올 3ㆍ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2.1%(연율 기준)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올 3ㆍ4분기 성장률 예상치를 2.7%에서 2.3%로 내렸다.

문제는 부채상한선을 둘러싼 미 정치권의 줄다리기가 쉽사리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밑돌자 공화당은 건강보험 예산삭감 등의 조치가 없으면 절대 협조하지 않겠다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더구나 부채한도 협상 외에 또 다른 예산전쟁도 남아 있다. 미 정치권이 9월 말까지 2014회계연도(올 10월1일∼내년 9월30일) 예산안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이른바 시퀘스터(예산자동삭감)가 그대로 유지되고 연방정부가 일시 폐쇄되면서 미 경제에 일대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지난달 "예산안을 둘러싼 불투명성에 미 경제 성장률이 앞으로 몇분기 동안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미 의회예산국 역시 최근 "지나친 재정삭감으로 올 미국 성장률이 0.5~1.0%포인트 깎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조치가 9월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제조업이 경고음을 보내는데다 그동안 미 경제 회복세의 버팀목이던 부동산시장도 부진한 탓이다. 7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달보다 13.4% 급감하며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2ㆍ4분기 미 GDP 수정치(29일 발표), 7월 주택가격 추이 및 소비자신뢰지수(27일) 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 지표의 개선 여부에 따라 시장은 연준 출구전략 등에 대해 또 한번 방향성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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