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펜이라는 볼펜이 있다. 미소 간 우주 개발 경쟁이 치열하던 1960년대에 미국은 유인우주선을 우주로 보내면서 무중력 상태인 우주 공간에서는 펜이 써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00만달러를 투입해 무중력 상태에서도 쓸 수 있는 펜을 개발했고 아폴로 7호 때부터 사용했다. 미국은 이 스페이스펜을 소련에 자랑했는데 소련의 과학자들은 '우리는 연필을 쓴다'고 가볍게 응수했다고 한다. 이 스페이스펜 개발 사례는 과잉 투자나 예산 낭비 사례로 가끔씩 인용되던 얘기다.
하지만 스페이스펜 개발의 진실은 전혀 다르다. 스페이스펜은 NASA가 아닌 민간기업에서 개발했고 NASA는 스페이스펜 1개당 4달러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에 납품받았다.
연필을 쓰면 된다고 미국을 놀렸다는 소련도 스페이스펜을 수입해 사용했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은 우주선에서 이미 연필을 사용했었으나 연필심이 부러질 경우 인화성 물질인 흑연 가루와 나무 가루가 무중력 상태에서 떠다니다가 불을 낼 수도 있어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페이스펜은 나중에 극지대 탐험대나 군ㆍ경찰ㆍ수중탐사대 등에서도 환영받았고 개발회사는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스페이스펜의 사례처럼 누군가 그럴듯하게 지어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실로 믿게 된 이야기를 '도시전설(urban legend)'이라고 한다.
도시전설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진위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이야기이다.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확인되지 않은 도시전설들이 많이 있고 최근 인터넷과 모바일메신저 등 소셜네트워크가 급속히 발달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필자가 속한 생명보험에 대해서도 도시전설류의 잘못된 이야기가 있는 듯하다. 지난해에는 변액연금보험의 수익률과 관련해 산식에 오류가 있는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기도 했다. 이는 물론 보험상품이 구조적으로 복잡해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워 발생하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잘못된 내용마저도 마치 사실인 양 통용돼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생명보험이 아직 국민에게 충분한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생보업계도 생명보험을 제대로 알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쏟고 있다. 예를 들면 소비자들이 보험 관련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비교해볼 수 있도록 경영 공시와 상품 공시 시스템을 거듭 개선해나가고 있다. 또 청소년들을 위해 생명보험 뮤지컬극을 개발해 공연하고 체험형ㆍ참여형 강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장학금 지원, 어린이집 건립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모든 보험인들이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하나둘 쌓이면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는 생명보험업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