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부권은 강남3구가 있어 새누리당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민주통합당이 강남벨트 공략을 위해 거물급 후보를 전략공천한데다 보수층을 대변하는 국민생각이 유력 인사를 공천해 안심할 수는 없지만 새누리당이 일단 강남ㆍ서초ㆍ송파의 7개 지역구 중 4곳 이상에서 우세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대 관심지역은 여야 간 대립이 첨예한 자유무역협정(FTA)의 찬반 세력을 대표하는 새누리당의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민주통합당의 정동영 의원이 격돌한 강남을이다.
강동갑ㆍ을과 송파을ㆍ병은 경륜과 인지도를 갖춘 여야 후보들이 접전을 벌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고 관악구는 무소속 현역 의원과 야권연대 후보가 맞붙어 또 다른 주목을 받았다. 7선에 도전하는 잠룡 정몽준 의원과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계안 후보가 맞붙은 동작을의 진검승부도 흥미롭다.
29일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에 따르면 4월 총선에서 서울 관악ㆍ동작ㆍ서초ㆍ강남ㆍ송파ㆍ강동 등 남부권 13개 지역구 중 새누리당이 4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4곳에서는 새누리당와 민주통합당 후보 간 지지도가 백중세다. 경합우세지역은 새누리당이 2곳, 민주통합당은 1곳으로 평가됐다.
4년 전 강남3구 7개 의석 중 6곳을 휩쓸었던 새누리당은 공천에서 현역을 대거 물갈이해 우세지역이 줄고 야당 후보의 추격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서초갑과 서초을은 새누리당의 김회선 전 국정원 2차장과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가 앞서 있지만 성공한 기업인 출신의 민주통합당의 이혁진 후보와 임지아 변호사도 '해볼 만하다'며 표밭갈이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서초갑은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도 후보로 나서 보수표가 나눠지고 있다. 부촌인 강남갑도 새누리당의 심윤조 전 오스트리아 대사가 적잖은 격차로 앞서가고 있지만 18대에 이어 출마한 김성욱 민주통합당 지역위원장이 착실히 뒤쫓고 있다. FTA를 둘러싼 창과 방패의 대결로 관심이 집중된 강남을은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 후보를 지낸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를 따돌리고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정치신인인 김 후보에 비해 정 후보가 노련한데다 정권심판론은 김 후보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다만 민주통합당원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재건축 규제 강화가 악재로 작용해 정 후보의 따라잡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송파갑은 의사와 변호사 출신 후보들이 대결하고 있지만 박인숙 새누리당 후보나 박성수 민주통합당 후보 모두 인지도는 낮아 관심도는 떨어진다. 박 후보가 높은 당 지지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이다. 송파을은 새누리당이 강남3구 중 유일하게 현역인 유일호 의원을 재공천했지만 법무부 장관을 지낸 4선의 천정배 민주통합당 의원의 상승세가 무섭다. 여기에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으로 배지를 단 박계동 전 의원이 국민생각 후보로 뛰어들어 유 의원을 짓누르고 있다. 송파병은 강남 7개 지역구 중 민주통합당 측 인사가 계속 당선됐지만 17ㆍ18대 모두 표 차이는 3% 안팎으로 미미했다. 민주통합당에서 불출마한 김성순 의원의 대타로 정균환 전 의원이 출전한 가운데 친박근혜계인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이 당의 적극적 지원을 앞세워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의 동쪽 끝인 강동갑은 민주통합당에서 관록의 이부영 전 의원이, 새누리당 역시 민선 강동구청장을 두번 지낸 신동우 후보가 각각 나서 혼전 양상이고 강동을 역시 새누리당의 정옥임 의원과 민주통합당의 심재권 전 의원이 팽팽한 세 대결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현대차 사장을 지낸 민주통합당 이계안 전 의원이 맞붙어 화제가 된 동작을은 정 의원이 치고 나가는 형국이다. 대중성을 지닌 김종철 진보신당 부대표도 출마해 이 전 의원의 발목이 잡혀 있다. 8년 만의 리턴매치를 벌이고 있는 동작갑은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이 새누리당의 서장은 전 서울시 부시장을 또 한번 울릴 기세다.
관악갑은 새누리당이 탈당한 김성식 의원을 의식해 후보를 내지 않아 무소속 김성식 의원과 민주통합당의 유기홍 전 의원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호남 출신 유권자가 많은 관악갑에서 1승 1패의 전적을 지닌 두 후보의 싸움에 한광옥 정통민주당 대표의 득표력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야권연대를 파국 직전까지 몰고 갔던 관악을은 민주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선 김희철 의원이 두번의 민선 구청장을 지내며 다진 조직력으로 앞서 있지만 야권 단일후보인 이상규 통합진보당 정책위 부의장의 추격전이 거세다. 통합진보당은 29일 첫 유세지를 관악을로 정해 이정희 공동대표 등이 나서 총력 지원을 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