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13일 유 전 회장에게 오는 16일 오전10씨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유 전 회장 자녀들의 출두 거부로 일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 수사의 정점인 유 전 회장에 대해 소환 통보를 한 것은 유 전 회장 일가의 자발적인 참여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유 전 회장을 사법처리하기 위한 수순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소환에 불응할 경우 장남 대균씨의 경우처럼 추가 소환 통보 없이 바로 체포영장을 청구해 신병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은 전날 대균씨가 소환에 불응하자 바로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대균씨는 일가 계열사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19.44%)를 비롯해 다판다(32%), 트라이곤코리아(20%), 한국제약(12%) 등 4개사의 대주주다. 2011년 7월에는 ㈜소쿠리상사의 사내이사로 등재되면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검찰에 따르면 계열사 경영을 통해 대균씨는 유 전 회장, 혁기씨와 함께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수년간 계열사 30여곳으로부터 컨설팅비와 상표권 수수료, 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수백억원의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이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씨와 장녀 섬나씨,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에게 3차례의 소환통보를 한 후에 체포영장을 청구했던 것과 비교하면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압박이 한층 강화된 셈이다.
검찰이 소환 불응 이후 추가 소환 통보를 하지 않고 바로 대균씨에 대한 영장을 청구해 신병 확보에 나선 데는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차남 혁기씨와 장녀 섬나씨에 대한 신병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균씨에 대한 조사마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대균씨의 신병 확보를 위해 이날 오전10시께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있는 유 전 회장 일가 자택(일명 세모타운)에 수사관 4∼5명을 보냈다.
대균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착수가 알려지자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관련 시설인 안성 금수원에는 이날 오전부터 신도들이 집결해 '이곳은 교회다. 명백한 종교탄압이다' 등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금수원 측은 언론사의 취재차량이 몰리자 정문 입구를 화물트럭으로 통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균씨가 이미 염곡동 자택이나 금수원이 아닌 다른 곳에 잠적했을 가능성도 제기돼 대균씨 신병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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