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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농업의 부가가치 기준 바꿔야


농업은 표준산업분류 혹은 표준직업분류표에 재배(사육)업 또는 숙련 노동자 수준으로 반영돼 있었다. 이에 따라 농가 인구가 줄어들면 농업의 국가부가가치 기여도가 낮아지게 된다. 현재 농업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

그동안 농업은 단순히 작물을 기르고 가축을 키우는 것을 넘어 농산물 가공과 같은 제조업, 농촌체험 관광과 같은 서비스업, 초중고 학생들에게 농촌체험을 제공하는 교육서비스업, 농촌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문화 예술까지 발전하고 있다.

최근의 변화상을 보자.

실을 뽑고 나면 번데기로 사용하던 누에에서 추출한 실크단백질은 화장품은 물론 인공고막을 만드는 의료용 소재가 되고, 봉독도 가축질병 치료약품으로 활용되고 봉독으로 만든 화장품은 현재 일본, 호주 등 수출시장으로 판매되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딸기와 키위 등 농진청이 개발한 품종은 외국에서 로열티를 받게 됐고 백마라는 국화 품종은 일본 수출의 효자품목이다. 굳지 않는 떡은 미국 등 한식세계화를 겨냥한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의 기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는 국가 GDP 기여도 산출 과정에서 농업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제조업 중 식료품ㆍ음료ㆍ의약품 등으로 분류돼 있다. 제조업의 약 17%가 식료품 및 음료업이다. 거기에 화학 및 의료, 기계 등의 관련 업종에 약 7% 수준만 농업에 관련된다고 보더라도 우리 제조업의 약 30% 가까이 업체 비중이 증가하게 된다.

농업은 놀라운 기술 발전에 힘입어 그 산업화 영역이 매우 확대되고 있는데, 우리의 통계는 아직도 그 옷을 갈아입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농업은 1차 산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생각한다. 농업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저 흙 묻은 손으로 소로 쟁기 가는 힘든 농촌을 떠올리거나 아침에 물오른 산천을 바라보는 낭만 또는 추억으로 머물게 하지 않는가.

GDP에서 바라보는 농업의 기준을 바꿔야 할 때이다. 베이비 부머의 은퇴가 증가하면서 유망한 창업 분야로 농업이 각광 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산업의 창출, 그에 따른 일자리 창출, 경제활동의 증가로 인한 부가가치의 향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농업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맞게 통계기준도 옷을 갈아 입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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