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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4월 1일] 잠수요원 잡은 軍 구조체계
입력2010-03-31 18:29:28
수정
2010.03.31 18:29:28
두 동강 난 채 침몰한 천안함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장병들을 한 명이라도 구조하기 위해 악조건 속에서 사투를 벌여온 해군 잠수요원이 지난 3월30일 목숨을 잃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빠른 물살과 3~5.5기압의 바닷속 작업, 손전등으로 비춰도 30㎝ 앞을 가늠하기 힘든 혼탁한 시계도 살인적이지만 턱없이 부족하고 낙후된 구조장비, 안전규정 미준수가 화를 불렀다.
높은 수압에서 잠수작업을 하면 산소통 내 질소가 혈액 속에 공기방울 형태로 남게 되며 곧바로 물 밖에 나오면 질소가 기포화돼 통증과 시각장애ㆍ무의식 등 잠수병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감압 챔버에서 잠수 당시와 비슷한 압축 공기를 마시며 2~5시간 동안 서서히 감압, 혈액 속의 농축 질소가 서서히 체외로 빠져나가게 해야 한다.
하지만 감압 챔버를 갖춘 해군의 구조함 3척 중 평택함ㆍ청해진함의 감압 챔버는 수리 중이서 해난구조대ㆍ특수전여단 잠수요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곤 광양함에 설치된 1개가 전부라고 한다. 질소 대신 헬륨을 섞은 특수 혼합가스가 담긴 산소탱크 대신 일반 압축공기만 쓰는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실종자를 빨리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과 애뜻한 마음에 잠수 안전규정을 무시하거나 그러도록 강요받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다. 해난구조대의 한 장교는 30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수심 40m 이상 심해에 잠수하려면 우주복 같은 복장을 하고 헬멧 잠수를 해야 하지만 이를 준비하는 데 3~4일이 걸린다. 현재 안전규정을 어기고 스쿠버 잠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해군 잠수요원 등이 구조활동을 벌이는 백령도 인근 해저는 전쟁터나 다름없다. 사고 해역의 조류가 3~5노트(시속 5.6~9.8㎞)인데 이 정도면 태풍이 부는 빌딩 위에 혼자 서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조류에 휩쓸리면 순식간에 조난을 당하거나 천안함의 두 동강 난 철판 날 등에 부딪혀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게다가 사고해역은 수온이 3도까지 떨어지기도 해 잠수요원들은 저체온증에 시달리고 있다.
강철 체력과 특수 교육훈련으로 단련된 해군 잠수요원들도 군인이기에 앞서 우리들의 이웃이자 형제ㆍ아들ㆍ아버지다. 이들이 비상식적인 환경에서 사투를 벌여야 하는 불상사가 재연되지 않도록 정부의 인식 전환과 후속 조치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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