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여수산단 내 대림산업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일단 폭발의 원인은 폴리에틸렌 원료를 저장하는 사일로 보수작업 중 안에 있던 분진이나 가스가 폭발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폭발사고는 1989년 럭키화학 폭발사고(16명 사망·17명 부상)와 2000년 호성케멕스 폭발사고(7명 사망·18명 부상)에 이은 여수국가산단 내 대형 폭발사고 가운데 하나로 기록되게 됐다.
1967년 호남정유 공장 착공을 시작으로 조성된 여수산단은 그동안 인명피해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화약고'로 불리고 있다. 여수산단에는 GS칼텍스ㆍLG화학ㆍ여천NCCㆍ호남석화ㆍ금호석유화학ㆍ한화케미칼ㆍ남해화학ㆍ한국바스프 등 석유화학 업체 60여개를 포함해 총 220여개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사고를 낸 대림산업 화학공장은 지난해 6월에도 폭발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년도 안돼 두 차례나 대형사고를 내면서 귀한 인명손실을 발생시킨 것이다.
여수산단 내 공장들 대부분은 유독물질을 취급하고 있는데다 시설마저 매우 낡은 상태다. 많은 공장이 제조공정 펌프 부분의 패킹이나 밸브가 낡아 있는데도 교체를 소홀히 하는 등 관리가 부실한 상황이어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대형 장치업체인 GS칼텍스와 남해화학ㆍ호남석화ㆍ금호석유화학 등의 공장은 규모도 커 상대적으로 대형사고 위험도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구미 불산 누출사고와 지난주 저유탱크 폭발사고 발생 때 크게 놀랐던 지역민들은 이번 대림산업 공장 폭발사고에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이번 폭발사고와 관련해 여수 지역 환경단체들은 "여수산단은 석유화학공장이 밀집돼 사고가 날 경우 대형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직원들의 안전의식이나 근본적인 대책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빙자치단체나 시민단체들은 위험성이 높은 석유화학단지의 재난안전관리 체계가 80여개가 넘는 개별 법으로 흩어져 있어서 이를 통합 관리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유해화학물은 환경부에서, 독성가스는 자치단체가, 위험물은 소방서에서 따로 관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재난이 발생하면 효과적이고 원활한 협력체계를 통한 재난정보 공유, 초동 대응 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이와 관련해 이날 사건 현장을 방문한 주영순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에 종합 컨트롤타워 건립을 건의한 바 있다고 밝혀 설치 가능성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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