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에 TV 주도권을 뺏긴 일본 업체들이 요즘 절치부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가전업체들이 경영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초고해상도(UHD) TV를 앞세워 차세대 TV 시장에서 일전을 벼르고 있어서다.
전자 품목에 있어 사실 TV만큼 상징적인 것도 없다. TV는 전자업체 브랜드의 상징이며 TV 주도권은 곧 브랜드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 평판 TV에서 주도권을 놓친 일본이 차세대 TV 시장에서 UHD를 앞세우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고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인 셈이다.
사활을 건 일본 업체들의 공세에 대해 국내 전자업체도 긴장하는 분위기이다. 차세대 TV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UHD TV 등인데 일본 업체들이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UHD에 올인하다 보니 파급효과가 어디까지 미칠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과 LG 등 국내 업계는 OLED TV와 UHD TV를 동시에 수행하는 전략으로 일본에 맞선다는 계획. 문제는 이 같은 양다리 전략하에 우리 한국은 OLED TV 개발에 더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OLED TV는 아날로그, 디지털에서 새로운 시대로 여는 장본인이다. 여기에 일본은 OLED 패널을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 OLED에서 일본은 원천 기술은 갖고 있지만 양산 기술이 없는 데다 최근에는 패널 산업마저 무너지고 있다. 한마디로 OLED TV 시대는 한국이 가장 먼저 열 수 있고 동시에 한국의 장기간 TV 1등의 키 포인트인 셈이다.
OLED 대형화에 국내 전자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신기술이다 보니 수율 등 여러 면에서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OLED TV 개발에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 20년 이상 ‘TV 1등= 한국’의 명성을 가져다줄 우리의 장점이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