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UAE에서는 우리가 바라카에 건설 중인 한국형 원전 1ㆍ2호기 착공식에 참석했다”면서 “지난 2009년 프랑스와 막판까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여 역사상 최초로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게 된 것은 지금도 기적같이 느껴진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원전 수주로 우리가 얻는 경제적 효과는 공사비 200억 달러만이 아니다”라며 “준공 후 60년 동안 원전 운영을 한국이 맡기로 했고, 그 운영비만 해도 2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인구 7,000만명의 태국은 작년 홍수 이후에 우리나라 4대강 살리기와 같은 사업을 국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내년 초에 시작되는 그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 한국, 중국, 일본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우리 수출을 신장하고 우리 경제에 활기를 가져다줄 곳은 아세안”이라면서 “무역 2조 달러, 국민소득 3만, 4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도 아세안과의 경제협력은 필수”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이 연평도 포격 2주기였던 점을 언급하고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것이 국가 안보를 지키고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며 “굳건한 안보 없이는 경제도 없고, 국민의 편안한 삶도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李대통령 제103차 라디오 연설 전문>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벗고 대신 목이 높은 셔츠를 입고 안에는 내복을 입고 나왔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실내 온도를 많이 낮출 수가 있습니다. 금년 겨울 공무원들은 모두 이렇게 전기 절약을 위해서 자유 복장을 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여러분, 저는 지난 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3 회의에 참석하고 그 뒤 이어서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21세기 세계경제의 중심이 동아시아로 이동하면서, 아세안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10개국으로 이루어진 아세안은 인구가 7억명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이 2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경제권이 되었습니다.
이런 아세안이 2015년까지 단일 경제공동체를 형성해서 단일 생산기지와 소비시장으로 통합되면,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아마 꽃피우게 될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도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이 아세안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각축전을 벌였습니다. 우리 정부도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서 2009년 ‘신(新)아시아 외교’ 구상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2009년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을 마무리하고, 이어 제주도에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을 초청해서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그 다음 2010년에는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를 격상시켜서,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 안보까지 관계를 확대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서, 2010년에는 한-아세안 교역량이 유럽연합(EU), 일본,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서 2위에 올라섰습니다. 작년 교역량은 1,300억달러에 달해서 4년 전보다 65% 이상 증가했고, 아마도 2년 후면 1,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이 됩니다. 작년에 우리 해외 건설수주와 투자에서도 2위에 올랐습니다.
이는 우리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데 사실, 큰 힘이 되었습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미국, 유럽 시장이 침체되고, 중국 시장도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 남미는 미래시장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시장은 아세안입니다.
내년도에도 우리 수출이 신장되고 우리 경제에 활기를 가져다줄 곳은 아세안일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무역 2조 달러, 국민소득 3만, 4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도 아세안과의 경제협력은 아주 필수적입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전후 불과 한 세대만에 세계 최빈국 중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거의 유일한 나라입니다. 이 때문에 아세안 국가들은 선진국보다는 자신들과 비슷한 상황이었던 대한민국을 발전 모델로 삼고자 합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제게 직접 “인도네시아 경제개발의 목표는 뚜렷하다. 지금 한국의 모습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인구 2억5,000만명에 이르는 인도네시아와는 이미 모든 분야에 걸쳐 전면적 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구 7,000만명의 태국은 작년 홍수 이후에, 우리나라 4대강 살리기와 같은 사업을 국가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 초에 시작되는 그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치열한 경합을 지금 벌이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 번 태국을 방문하기 일주일 전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다녀갔고, 지난 주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태국을 방문했습니다. 제가 태국을 방문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과거 아세안의 90%는 일본 시장이었습니다. 사실 우리의 진출은 상당히 늦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본격적으로 진출을 시작했습니다. 정부가 지난 2009년 한-아세안 센터를 설립하고 올해 9월 인도네시아에 아세안 대표부를 설치한 것도 바로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뒤이어서 UAE를 방문했습니다. UAE에서는 우리가 바라카에 건설 중인 한국형 원전 1ㆍ2호기를 먼저 착공했습니다. 바로 그 착공식에 제가 참석했습니다.
지난 2009년 UAE 원전 수주를 놓고 프랑스와 막판까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여서, 역사상 최초로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게 된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정말 기적같이 느껴집니다. 이번 착공 버튼을 누르면서, 지난 날이 떠올라 감회가 깊었습니다. 산유국이 원전을 만드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에, UAE 측도 “새로운 시작을 하는 날”이라면서, 감사의 표시를 해 왔습니다.
원전 수주로 우리가 얻는 경제적 효과는 공사비 200억달러만이 아닙니다. 이번에 준공 후 60년 동안 원전 운영을 한국이 맡기로 했고, 그 운영비만 해도 200억달러에 달합니다. 연간 운영인력도 1년에 1,400명에 달하기 때문에, 60년간 수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안정된 고급 일자리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UAE는 내년 하반기에 원전 4기를 더 발주할 예정이고, 이를 수주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이미 프랑스와 일본 등의 최대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다시 한 번 UAE를 방문한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였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1970년대 이후 지난 40여 년 간 우리 먹거리는 자동차와 철강, 조선, 전자산업이었습니다. 앞으로 성장을 지속하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합니다. 원전도 핵심적인 미래 먹거리 중의 하나입니다.
UAE와 함께 하기로 한 유전 개발도 그동안 극히 소수의 선진국들만이 가능했지마는, 이번을 계기로 우리가 적극 개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UAE의 막대한 자원과 자금, 그리고 우리의 우수한 인력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이번 순방 기간 동안 저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자는 우리 두 나라가 모두 식량 수입국이기 때문에, 제3국에서 미래 식량개발에 함께 투자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글로벌 코리아가 된 지금은 “외교가 바로 경제이고, 경제가 외교”인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장관들도 수없이 외국과 함께 협력을 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습니다. 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제가 49번이나 해외에 나간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나갈 수 밖에 없어서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대한민국 먹거리가 다음 정부에서도 ‘더 큰 대한민국’으로 뻗어나가는 든든한 디딤돌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금요일은 연평도 포격도발 2주기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저는 지난 달 연평도를 찾아가서, 당시 용감히 싸웠던 해병용사들을 만나 격려를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당시 희생당하고 또한 부상당했던 장병들과 가족 여러분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그 때 저는 북녘을 바라보면서,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것이 국가 안보를 지키고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굳건한 안보 없이는 경제도 없습니다. 또한 국민의 편안한 삶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굳건한 안보 위에 대한민국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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