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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강성 노동운동 중대 전환기 직면"
입력2009-09-18 17:50:04
수정
2009.09.18 17:50:04
■ 英FT 심층 분석<br>"MB, 대처 前 英총리 연상"
"전투적인 시위로 대변되는 한국의 강성 노동운동이 중대 전환기를 맞았다."
한국 사회 및 경제구조에 대해 대체로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해온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한국의) 전투적인 경향(A militant tendency)'이라는 제목의 심층 기획기사에서 "강경투쟁으로 점철돼온 한국의 노동운동이 일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며 비중 있게 취급했다.
이 기획기사에서 FT는 "외국인 투자가들에 북핵 문제로 대변되는 컨트리 리스크와 사나운 노동조합은 한국 투자를 꺼리게 하는 핵심 요소였다"며 "하지만 이번 가을에 이 같은 한국의 이미지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시선은 한국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해오던 FT로서는 이례적인 것.
FT는 특히 '강성 노동운동에 대한 강경한 원칙대응을 주도'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지난 1980년대 영국의 과격 노동운동을 마감시킨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연상시키는 표현을 사용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FT는 이 기획기사에서 "그동안 노동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기업들이 법을 무시하고 노조와 타협하는 것을 정부가 묵인해줬던 점이다. 파업이 몇 달을 끌든지, 기업이 망하든지 노조에 굴복하지 않고 법을 지킬 것"이라는 권태신 국무조정실장의 멘트를 소개하며 노동운동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상세하게 전달했다.
FT는 이명박 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고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관철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FT는 하지만 "정부가 법안 통과를 밀어붙일 경우 올 가을 대규모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승철 민주노총 대변인의 말을 전하면서 수세에 몰린 노조가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강경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빼놓지 않고 지적했다.
FT는 이명박 정부의 대노조 정책에 기대를 갖는 한국 재계의 모습도 전했다. 맥킨지 이사인 리처드 돕스는 "1980년대 항공관제사 노조를 굴복시킨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광산 노조와 싸워 이긴 대처 전 영국 총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FT는 이 기획기사에서 이명박 정부의 강경 노동정책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음을 소개했다. HSBC의 이코노미스트인 프레드릭 뉴먼은 "노동시장을 더 유연하게 하는 것이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이보다는 내부경쟁을 활성화하고 기업에 대한 정부 규제를 강화하는 게 한국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FT는 이명박 정부가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점진적인 변화를 선택하는 수준에서 타협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하면서도 이 경우 "외국 투자가들에게 실망감을 갖게 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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