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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ㆍ이과 통합 대입 개선안, 선택형 수능 짝 날라

교육부가 27일 발표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을 접하니 한숨부터 나온다. 대학입시제도가 내년에 바뀌는 것도 모자라 3년 뒤에 또 달라지는 까닭이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한두 차례 바뀌는 것이 상례화했으니 이번에 예고한 개선안조차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를 일이다.

논란이 많았던 선택형 수능제도는 2015학년도 입시에서 영어가 우선 제외되고 2017학년부터 전면 폐지된다. 진작부터 도입하지 말았어야 할 제도였다. 교육당국의 서툰 입시실험으로 올해 처음 치르는 고교 3학년들만 죽어나게 생겼다. 문제가 있음을 교육당국조차 인정했음에도 국어와 수학을 2016학년까지 2년간 존치해야 할 이유가 없다. 어정쩡하게 한시 유지하기보다는 내년부터 전면 폐지해야 마땅하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2017학년도 대입제도 개선안이다. 문과와 이과의 구분을 없애는 통합교육과정 도입은 입시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교육당국이 현행 방식 유지와 부분적 통합, 전면통합 등 세 가지 방안을 놓고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오는 10월 최종 방침을 결정한다지만 어쩐지 미덥지 않다. 선택형 수능제를 졸속 결정해놓고 이제 와서 손바닥처럼 뒤집은 게 교육당국이 아닌가. 입시단순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면서 3년 뒤 격변을 예고한 이유는 또 뭐란 말인가.



문ㆍ이과 통합은 세계적 추세이긴 하다. 융합적 사고를 기르자는 취지에 공감하지 않는 바도 아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 그런 목표가 실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전환되는 마당에 학습부담을 가중시키고 사교육기관의 배만 불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번 개선안은 전형 단순화 같은 긍정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학습부담 완화와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정책목표와는 동떨어져 있다. 문ㆍ이과 통합 문제는 논란이 많은 만큼 기본적으로 불과 몇 개월 뒤에 덜컥 결정할 사안이 못 된다. 수험생을 실험 대상으로 삼은 선택형 수능의 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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