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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안 해법] <2> 경제 연구원장에게 듣는다

고유가 대응력 키우자

지난해 12월만 해도 55달러 내외였던 두바이 유가가 7개월도 채 안돼서 30% 가까이 상승해 70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유가는 세계 석유수요 증가요인도 있지만 러시아ㆍ우크라이나간 가스분쟁, 이란의 핵개발 강행위협, 나이지리아 반군의 석유시설 공격, 남미 볼리비아의 자원국유화와 최근에 발생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무력충돌 등 주로 국제적인 정정불안으로 상승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에 일어났던 대부분의 정정불안 사건들이 계속 유가상승 요인으로 잠복해 있어 세계 4위의 원유수입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이러한 국제 석유시장의 불안요인들이 경제운용에 매우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해외자원 개발에 정책 초점 국제유가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효율 개선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및 해외자원개발 확충 등 3대 에너지정책을 통해 고유가에 대한 경제 내적인 체력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대안은 이미 오래전부터 실시해온 정책들이다. 문제는 정책추진의 강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책방향이 맞는다 해도 그 추진력이 약하면 정책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어렵다. 정책성과는 대체적으로 투자비에 의존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세계 10대 에너지 소비국 중 미국과 일본ㆍ독일ㆍ프랑스 등 선진 7개국의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출 규모를 보면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 평균지출액의 20% 내외에 불과하다. 여기서 거대 재정지출국인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더라도 30~40% 수준이다. 또 이들 선진국이 민간 부문의 기술개발 투자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기술개발 투자규모는 더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해외자원개발 투자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에 우리나라가 해외 석유ㆍ가스개발 사업에 투자한 액수는 9.5억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이 액수는 중국ㆍ인도를 포함한 세계 10대 원유수입국 중 최하위 수준이며 일본이나 프랑스ㆍ이탈리아 등 주요 선진국 투자비의 15~20% 규모에 불과하다. 고유가 대응력 강화가 꼭 재정이나 투자확대를 통해서만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규제정책과 제도를 통해서도 고유가의 대응체력을 높일 수 있다. 또 우리보다 소득이 훨씬 높은 나라들과 투자 규모를 직접 비교하는 데도 다소 문제는 있다. 그러나 앞의 여러 비교 지표들은 우리 경제가 고유가에 강한 체질이 되기 위해서는 3대 에너지정책에 대한 좀 더 과감한 재정지출과 투자가 요구됨을 시사한다. 다만 재정확대도 필요하지만 예산상의 제약이 높기 때문에 시장친화적인 제도수립을 통해 에너지 부문에 대한 민간 부문의 투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유인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에너지효율개선 부문에서는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인 ESCO의 사업역량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는 이미 주요 선진국에서 실시 중인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를 도입해야 한다. 이 제도는 전기판매사업자에게 일정비율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의무화하고, 의무비율을 채우기 어려운 사업자는 다른 사업자에게 구매할 수 있게 함으로써 자연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장이 형성되도록 유도하는 방안이다. 정부·민간투자 대폭 늘려야 해외자원개발 부문에서는 민간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원활하게 투자되도록 유전개발펀드 등 자원개발 투자에 대한 다양한 금융제도가 개발돼야 할 것이다. 고유가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수요관리 부문의 에너지절약과 효율개선에, 중장기적으로는 공급확대를 위한 신재생에너지 및 해외자원개발 확대에 중점을 두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 이러한 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우선 정부의 선도적 투자가 요구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민간이 투자의 주체가 되도록 다양한 유인제도를 수립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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