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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상흔 치유하는 평화의 선율

정전 60주년 기념 22일 철원DMZ평화음악회


음악은 평화와 희망의 씨앗이다. 1991년 걸프 전쟁 당시, 인도 출신 지휘 거장 주빈 메타는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방독면을 쓰고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2005년에는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이 이스라엘, 중동계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팔레스타인 임시 수도 라말라의 폐허가 된 장소에서 연주회를 개최해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6·25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두 동강난 한반도에도 평화의 선율이 울려 퍼진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오는 22일 오후6시 남북 분단의 상징인 강원도 철원군 옛 북한노동당사 앞에서'철원DMZ평화음악회'가 열린다.

노동당사 건물은 광복 직후인 1946년 북한 정권이 지었고, 2002년 남한 정부에 의해 근대문화재 22호로 지정됐다. 전쟁을 거치며 숱한 포화와 폭격으로 건물 대부분이 무너져 지금은 앙상한 골격만 남아 있다. 아직까지 벽 곳곳에 남아있는 총탄과 실탄의 흔적에서 치열했을 당시의 전쟁 상황을 짐작케 한다.

'철원DMZ평화음악회'는 세계적인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KBS교향악단과 만나 음악을 통해 평화와 희망을 노래한다는 데 점에서 뜻 깊은 공연이다.



지휘봉은 최근 영국에서 가장 인정받는 크리스토퍼 워렌그린(58)이 잡는다. 워렌그린은 런던 체임버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장기간 활동하며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80세 생일 파티,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 등 왕실 행사 음악을 전담했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지휘자 김대진(51)은 모처럼 지휘봉을 내려놓고 피아노 앞에 앉는다. 그는 김선욱·손열음 등 신예 피아니스트를 길러낸 교육자로 명성이 높다. 리투아니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줄리안 라클린(39)과 첼로에 린 하렐(69)이 가세해 평화의 하모니를 들려줄 예정이다.

연주할 작품은 베토벤의 3중 협주곡이다. 바이올린·첼로·피아노 3개의 독주 악기로 이뤄진 관현악곡으로, 독주 악기들이 경쟁과 절제를 통해 조화를 이뤄나간다. 주최 측은"남한과 북한도 서로 조화를 이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곡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본 공연의 두 번째 무대(앙코르)는 23일 오후 5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초청 공연이었던 철원에서와 달리 앙코르 무대는 유료다. 시벨리우스의 교향시'핀란디아'연주가 추가되는 등 레퍼토리에서 철원 공연과 차이가 난다. 4만∼16만원.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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