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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힘이다 현대차의 아트경영

국립현대미술관 10년간 120억 후원·예술 꿈나무 육성 등<br>정몽구 회장 각별한 관심 속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마련

7일 국립현대미술관 관람객들이 현대차가 후원하는 '갤러리 아트존'에 전시된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최근 부쩍 역사와 문화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던 현대자동차가 이번에는 지원 규모와 지원기간 면에서 전례가 없는 큰 틀의 예술후원 계획을 내놓았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교향악단 후원 등 정통예술 지원프로그램에서부터 저소득층 예술 꿈나무를 육성하는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내용도 다채롭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의 각별한 관심 속에 우리 예술가들이 창작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예술 생태계를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7일 현대차는 올해부터 10년간 국립현대미술관에 총 120억원을 후원한다고 밝혔다. 대기업이 문화산업계를 지원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처럼 장기적으로 후원하는 사례는 드물다. 120억원 중 90억원은 국내 중견작가의 개인전 개최에 지원된다. 현대차는 국립현대미술관과 매년 작가 1명을 선정해 최대 9억원을 들여 최고 수준의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창작과 전시뿐만 아니라 관련 도서 발간, 해외 평론가 초청 세미나 등 전세계적 차원의 홍보까지 후원한다. 한국 미술가가 전세계 예술계에서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겠다는 취지다.

또 나머지 30억원은 신진 작가들의 전시회 후원에 쓰일 예정이다. 현대차는 후원을 받는 작가들이 국립현대미술관에 마련된 '갤러리 아트존'에서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 측은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기성ㆍ신진 작가의 창작 지원과 전시가 선순환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대차의 발전이 결국 한국의 역사ㆍ문화를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자동차라는 기계에 한국인만의 인문학적ㆍ예술적 감성을 접목해야 혁신적이고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감성을 불어넣은 기기로 전세계에 자발적 마니아를 양산한 애플은 대표적인 모범 사례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특별한 경험과 가치를 전달하는 '모던 프리미엄'을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의 역사ㆍ문화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며 "확고한 역사관과 국가ㆍ기업에 대한 자부심을 갖춘 인재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 정 회장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영진들 사이에서도 역사ㆍ문화 마케팅이 최대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앞으로 문화예술 분야를 후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콘텐츠를 기획, 전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한편 정 회장은 최근 경영회의에서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차를 팔면 한국의 문화도 같이 파는 것이고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9월부터 전직원 대상의 '역사콘서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치러진 인적성검사(HMAT)에는 수준급의 역사 지식이 요구되는 문제가 출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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