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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이집트의 미래를 위하여

지난 2월 '재스민 혁명'으로 불리는 민중 봉기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이 물러났다. 이는 현대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3일(현지시간) 무바라크는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 특별재판소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 그는 환자복을 입고 간이침대에 누워 재판관들의 질문에 답했다. 그는 시위대 학살과 권력 남용에 대해 자신은 아무런 죄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재판에는 그의 두 아들과 하비브 알 아들리 전 내무장관, 그리고 경찰 간부 6명이 함께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불과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어떤 행위를 하더라도 처벌을 받지 않았으나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무바라크는 무력 진압으로 850명의 시위대를 죽였으며 30년간의 숨막히는 독재기간 동안 가혹한 긴급 조치법을 통해 살해와 고문을 자행했다. 또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극빈층으로 내몰았다. 반면 그와 고위 정치인들은 이집트의 부를 나눠 가졌다. 이 모든 악행의 가장 큰 책임자는 무바라크이지만 독재 체제를 거들었던 무바라크의 심복들도 역사의 죄인이다. 현재 이집트 과도정부는 외부 압력에 직면해 있다. 무바라크는 여전히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주변 아랍국 독재자들은 과도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또 서구 사회는 30년 동안 무바라크의 잘못에 대해 눈감아왔다. 마음이 편하지 않겠지만 그들도 이집트 사태의 공모자이다. 이집트는 이번 기회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 재판이 절차대로 진행된다면 이집트는 정의를 세우고 국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민주주의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이집트의 미래를 위해서 지난날의 과오를 깨끗하게 청산해야 한다. 정치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개혁이 필요하다. 경기침체는 무바라크의 퇴진에 영향을 미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였다. 혁명 후 6개월 동안 이집트 군부는 이집트 경기침체를 거의 해결하지 못했다. 새로운 체제에서는 이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개혁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하지만 이집트의 미래를 위해서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과도 정부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는 지금까지 독재자에 저항했던 이집트인들에게 자유를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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