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원 이하의 수익률 괜찮은 중소형 빌딩을 찾아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이 계속되고 있지만 매물 자체를 구하는 게 어려운 상황입니다. 연간 5~6% 정도의 수익률을 원하던 고객들이 최근에는 수익률이 3~4%에 불과한 빌딩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시장 회복 등이 맞물리면서 요즘 각 시중은행 부동산투자자문 팀에서 중소형 빌딩(500억원 이하) 매물을 구해 달라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올 2·4분기 들어 중소형 빌딩 매물은 나오는 족족 팔려 나가고 있다. 이렇다 보니 50억원 이하 금액대의 빌딩은 수익률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매입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실제로 4일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거래된 500억원 이하 서울 중소형 빌딩은 금액으로 2조7,600억원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기준으로 중소형 빌딩 거래 금액이 올해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리얼티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들어 분기별 평균 거래금액이 2분기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며 "올해는 총 거래규모 '4조원대'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비교적 금액대가 낮은 50억원대 빌딩은 나오는 즉시 주인을 찾아가고 있다. 실제로 올해 2·4분기 중소형 빌딩 총 거래량(307건) 중 50억원 이하 규모의 거래량은 212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70%에 달했다. 거래규모 또한 7,900억원으로 전체 거래 금액의 46%를 차지했다.
올 2·4분기 중소형 빌딩 거래 현황을 매입 주체별로 보면 개인이 210건으로 전체 거래의 68%를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법인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법인은 80건 26%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소형 빌딩 매매시장에서 법인 참여율의 증가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형 빌딩을 거래하는 이들은 대부분 임대수익이 목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2·4분기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한 빌딩 거래량은 197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64%를 차지했다. 1·4분기의 거래량 95건(48%)과 비교해 1.7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전문위원은 "기준금리가 1.5%까지 떨어지면서 과거에는 인기가 높지 않았던 수익률 5% 미만의 중소형 빌딩에까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강남·마포·송파·서초의 경우 평균 투자 수익률이 3~4%에 불과하지만 나중에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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