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분양업체의 정보만 믿고 해외 부동산에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현지 사정을 꼼꼼히 점검하세요. 믿을 수 있는 곳을 통해 사후 관리에도 신경쓰셔야 합니다.” 해외 부동산 투자 여건이 완화된 후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기존의 북미 지역에서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돈이 몰려가는 양상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PB고객을 대상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투자환경 설명회를 가졌다. 신한은행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고객들과 함께 현장을 직접 찾아 부동산 상품에 대해 설명하는 ‘부동산 필드 아카데미’는 이번 행사로 5회째를 맞았다. 특히 해외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30여명의 고객과 함께 이남 PB고객그룹담당 부행장도 동행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 부행장은 “해외 부동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한 행사가 이렇게 큰 호응을 얻을 줄 몰랐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이 원한다면 어디든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첫 방문지였던 싱가포르는 최근 부동산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9월 국내 투자자의 취득 건수가 2건(1.4%)에서 올 7월에는 36건(13.4%)까지 늘었다. 하지만 국내 여건과 다른 점이 많아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싱가포르는 인구가 증가하고 전세계의 돈이 몰리고 있어 앞으로도 추가 상승 여력이 풍부하지만 국내와 마찬가지로 입지여건이나 단지 규모, 편의시설 등을 파악해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평가했다. 또한 도심의 콘도(우리나라의 아파트)는 3.3㎡당 2,000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많이 오른 편이고 비싼 곳은 5,000만원에서 1억원에 육박해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어 주재원이나 자녀 교육, 은퇴 이후를 생각하는 실거주 목적의 투자가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과의 차이점도 주의해야 한다. 고 팀장은 “싱가포르는 기본 골조만 갖추고 분양돼 인테리어 비용이 3.3㎡당 150만~200만원 정도 추가로 들고 임대를 하더라도 관리비(건물 유지비용)는 집주인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 수익률을 보장하며 분양하는 업체가 늘고 있지만 공급이 급증하는 추세여서 2~3년 뒤의 시장 상황도 확신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김영호 루티즈코리아 이사는 “싱가포르 시장은 최근 가격이 급등한 만큼 당분간 조정을 거칠 수도 있다”며 “단기간의 수익을 기대하는 것보다는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