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 수술 부작용 외부 알린 교수 해임은 부당"

건국대병원이 시도하고 있는 새로운 심장수술법(카바 수술)의 부작용을 외부기관에 알렸다는 이유로 소속 교수를 해임한 행위는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하종대 부장판사)는 13일 부속병원 소속 교수 2명을 해임했다가 취소 처분을 받은 건국대학교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여러 보고서와 보건복지부 고시 등에 비춰 보면, 해임된 교수들은 나름대로 합리적 근거를 통해 카바 수술의 안정성을 의심했다"며 "교수들이 카바 수술 중지와 심의를 요청했음에도 병원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에 문제제기를 했고, 따라서 공개 방식이 잘못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이 카바 수술의 부작용과 관련된 정보를 외부에 유출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더라도 환자의 생명과 관련된 문제를 다루는 의과대학 교수가 외부기관에 알린 것만으로 교원의 품위에 어긋난다거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카바 수술(CARVAR, 종합적 대동맥 판막 및 근부성형술)’은 심장 판막을 인공 판막으로 교체하는 기존 수술법과 달리 판막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특수제작 링(SS Ring)으로 판막 주위를 고정시켜 판막 기능을 복원하는 방법으로 송명근 건국대학교 흉부외과 교수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시술해왔다.

해당 수술법에 대해 같은 병원 심장내과 유규형ㆍ한성우 교수는 병원장에게 수술의 안정성을 문제 삼으며 수술금지를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 이후 유 교수 등은 두 차례에 걸쳐 부작용 사례 27건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보고하고 국제학회에 논문을 제출했다. 학교는 병원 대외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지난해 두 교수를 해임했다. 학교는 이어 교원소청심사위가 두 교수의 소청을 받아들여 해임을 취소하자 불복해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