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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벼랑끝 내몰리는 워크아웃 건설사들

24개 업체 중 절반 올 주택공급 실적 '0'… 사실상 개점휴업<br>자금확보 길 막혀 신규사업 하고싶어도 못해<br>자산 매각·대규모 감원 등으로 근근이 연명<br>일부는 해외 틈새시장 공략 현금흐름 개선도



워크아웃 건설사들이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100위 이내 건설사 중 지난 2009년 이후 세 차례 신용위험 평가를 통해 워크아웃 또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는 무려 24곳으로 대형ㆍ중견건설사 4곳 중 한 곳에 달한다. 하지만 극심한 주택경기 침체와 공공발주 물량 감소로 이들 업체는 회생은 고사하고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국내 경제 역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렇다 할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워크아웃 건설사, 주택사업에서 손 놓았다=현재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중인 건설사들은 대부분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삼았던 업체들이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에 차질을 빚으며 경영난을 겪은 것. 29일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의뢰해 올 들어 지난 28일까지 모집공고된 물량을 기준으로 시공능력평가액 100위 내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업체 24개사의 주택공급 실적을 분석한 결과 공급 물량은 6,287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평균 공급물량이 261가구에 불과한 셈이다. 이중 절반인 12개 업체는 올 들어 단 한 채의 공급실적도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나마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한 건설사는 대림산업 계열사인 ㈜삼호로, 강원 춘천과 김해에서 각각 1,211가구, 999가구를 분양했다. 워크아웃 중인 A사 관계자는 "워크아웃 기업은 신규 사업을 진행하고 싶어도 채권단에 막혀 부지매입 자금을 확보할 방법이 없고 재개발ㆍ재건축 사업 역시 브랜드 인지도 등에 밀려 수주는 꿈도 못 꾼다"며 "사실상 관급공사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사 관계자도 "지급보증 문제 때문에 현재로서는 단순 공사비만 받는 사업장 위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며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절차 중인 업체들이 포기한 사업장을 찾는 것이 일과가 됐다"고 전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대형업체들조차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신규 PF를 일으키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 측에서 건설경기를 살리기 위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대안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법정관리업체, 채권단 명령만 기다릴 뿐=법정관리 중인 업체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회사의 존속이냐, 파산이냐를 두고 채권단 내 이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업체들이 아예 사업에서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LIG건설 관계자는 "올해 말 주주총회가 끝나봐야 기업회생에 대한 확실한 안이 결정될 것 같다"며 "추가지원을 원하는 회사와 일정 채무를 우선 변제하라는 채권단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관리 중인 C사의 경우 아직 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처리 인가를 받지 못해 사업을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법원 명령으로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몇 년 전 지방에 분양한 아파트 잔금을 받은 게 사실상 올해 사업의 전부"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등에 눈 돌려 현금흐름 개선하는 업체도=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일부 업체는 적극적인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눈에 띄게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있다. 저개발국가 등에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지원을 받는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한 예다. 지난해 6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업계 39위의 남광토건은 올 들어 현재까지 수주액이 5,000억여원으로 지난해보다 1,000억원이나 늘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수주에 한계가 있다 보니 EDCF 차관을 받는 해외 공사 수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34위인 신동아건설도 경영개선 흐름이 뚜렷하다. 지난해 수주액은 1,00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4,600억원어치의 공사를 따냈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올해 공공공사 수주를 많이 해서 지난해에 비해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며 "미뤄진 분양사업이 재개되고 임대형민자사업(BTL) 등 틈새시장 공략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당초 오는 2014년 말 목표를 1년 앞당겨 내년 중 워크아웃을 졸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태엽 해외건설협회 정보기획실장은 "국내 건설 불경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등 틈새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도 "해외 발주자들로서는 공사경험이나 시공능력은 물론 재무구조 등도 꼼꼼히 따지기 때문에 워크아웃 건설사의 해외사업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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