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혁명(이태근 지음, 더난출판 펴냄) ■독소(윌리엄 레이몽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 광우병 논란과 조류 인플루엔자 AI로 먹거리에 대한 관심과 공포가 뒤섞여 혼란스러운 요즈음 출판가에는 때맞춰 음식과 식생활에 대한 책이 쏟아지고 있다. ‘밥상혁명’은 젊은시절 신장 이식수술을 받고 약에 의지하지 않으면 목숨을 장담할 수 없다던 의사의 말을 단호히 거절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건강을 되찾은 저자가 웰빙 건강 비법을 소개한다. ‘거친 음식을 먹어라’ ‘식품첨가물을 먹지 마라’ 등 그 동안 알려진 온 식생활 정보 이외에도 ‘하루 세끼를 다 먹을 필요 없다’ ‘물을 많이 마시면 몸이 썩는다’ 등 상식을 뒤집는 논리에 구체적인 근거를 들며 저자만의 건강 비결을 소개한다. ‘독소’는 프랑스 출신의 시사전문기자인 저자가 식중독을 비롯한 원인 모를 위장병, 심지어 인간 광우병에 이르기까지 위험천만한 현대인 식생활에 감춰진 독소를 파헤친다. 특히 미국이 어떤 관점으로 음식산업을 형성해 왔는지를 각종 연구조사와 현장 취재를 곁들여 생생하게 고발한다. 달콤한 코카콜라와 바삭하게 구운 베이컨 그리고 입에서 살살 녹는 소갈비와 새콤달콤한 소스에 찍어먹는 닭날개 튀김… 모두 미국에서 유행돼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음식이지만 이면에 감춰진 부조리는 엄청나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소시지가 유통되고, 햄버거 스테이크에는 400종 이상의 쇠고기를 다져 만들고, 과일과 채소는 살충제에 절여진 채 식탁에 오르고 과자와 아이스크림에는 유해 지방산이 듬뿍 들어있다.” 저자는 이러한 음식으로 세계의 비만인구가 늘어간다고 가정하고 글을 시작한다. 책은 2001년 9ㆍ11 테러로 3,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희생됐지만, 같은 해 그보다 13배가 넘는 40만명이 비만으로 생을 달리했다는 미국 공중위행국장의 보고를 인용하며 비만의 심각성을 일깨운다. 책은 값싸고 미각을 자극하지만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을 정도의 위험한 미국식 음식의 산업화 뒤에 감춰진 부패된 먹이사슬과 이로 인한 병적인 식생활 환경 등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저자는 “위험한 세계인의 밥상 시스템을 단숨에 바꾸기란 어렵다”고 말하며 “신형 휴대폰, 아이팟 등에는 수십만원의 돈을 쓰면서도 매일 마주하는 식탁의 위해성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현대인의 의식부터 조금씩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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