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 총을 쏴도 상대방의 뼈와 동맥을 피해 명중시킬 수 있는 비밀요원 로이 밀러(톰 크루즈), 외국 한 번 못 나가 본 평범한 여자 준(캐머런 디아즈). 이 둘이 함께 유럽과 미국을 넘나들며 모험을 벌이는 액션 영화'나잇 & 데이'는 '미션 임파서블'의 로맨틱 코미디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액션은 머리 아플 것 없이 통쾌하고 로맨스는 밀고 당기기 없이 녹아든다. 조금만 생각해도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지만 별 생각 없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오락 영화의 미션에 충실했다. 영화는 시작부터 비행기를 추락시키며 화려한 면모를 예고한다. 비밀요원 로이와 평범하지만 독특한 매력의 준이 보여주는 액션 여정은 끊임없이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준에게 약을 먹여 잠들게 한 사이 적에게 납치됐다가 스카이다이빙까지 하는 장면을 살짝 살짝 보여주는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재치와 속도감 있는 전개는 높이 살만하다. 덕분에 영화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 동안 알프스를 가로지르고 스페인 황소 떼 사이를 질주하는 등 5개국을 넘나든다. 쉴새 없는 액션에 비현실적인 설정이 가미돼 자칫 유치할 수 있었던 영화는 액션 속에서도 로맨틱한 모습의 크루즈와 어눌하면서도 엉뚱한 모습의 디아즈 덕에 관객들이 눈 한번 찔끔 감아주기에 충분하다. 크루즈와 디아즈는 할리우드 톱 스타지만 사실 신선미는 떨어지는 '한물 간' 배우이기도 하다. 어느덧 쉰을 바라보는 톰 크루즈는'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이미 잘 생기고 지적이면서 날렵한 액션 영웅 역을 질리도록 보여줬고'미녀 삼총사',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등으로 미녀배우 대열에 오른 캐머런 디아즈 역시 마흔에 가까운 나이. 하지만 이 걸출했던 두 배우를 주연으로 캐스팅한 작품은 두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역량, 말하자면 크루즈의 외모와 날렵한 액션, 디아즈의 능청스런 로맨틱 코미디 연기만 극대화해 영화의 재미를 완성시켰다. 오랜만에 할리우드 팝콘무비에 구미가 당기는 관객에게 권하고 싶은 이유다. 2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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