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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보유한 서울시내 1만㎡ 이상의 대규모 부지개발 사업이 당초 예상과 달리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이들 부지의 개발을 허용하는 신도시 운영체계를 발표하고 협상을 통해 본격적인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었으나 기업들의 사업계획서 제출이 의외로 저조한 실정이다. "일러야 내년 상반기께나 착공 가능할듯" 현재 16개 우선협상대상자 중 4개 사업자만 사전예비협상을 신청했을 뿐이다. 30일 서울시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는 대규모 부지개발에 대해 특혜의혹을 없애는 대신 최대한 신속하게 협상을 마무리하면 올해 말에 착공에 돌입하는 사업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업들의 사업계획서 제출이 저조해 일러야 내년 상반기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체 30개 사업장 중 16개 사업장으로 압축된 사전협상대상자 중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사업장은 고덕동 서울승합차고지와 현대차 뚝섬 부지, 서초 남부터미널, 장안동 동부화물터미널 등 4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 2월 대규모 부지개발이 허용됐을 때 앞으로 개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더구나 서초 남부터미널과 장안동 동부화물터미널의 경우 사전협상신청서에 기재된 사업자의 개발구상과 서울시의 계획이 달라 서울시가 사업자에게 개발구상을 변경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서초동 남부터미널의 경우 사업자가 토지의 용적률을 800%(상업지구)로 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시는 주변의 교통환경 등을 감안해 최대 용적률을 600% 이내로 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장안동 동부화물터미널은 사업자가 터미널 시설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대형 판매시설 위주로 개발하겠다는 내용의 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시는 터미널 시설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동부화물터미널은 서울시가 수립한 물류기본계획상에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터미널 시설"이라며 "하지만 사업자가 대형 판매시설 위주로 개발하겠다고 계획서를 제출해 터미널 시설 위주로 개발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서초동 남부터미널과 장안동 동부화물터미널은 서울시의 입장대로 개발 구상안을 변경한 뒤 서울시에 사전협상신청을 다시 제출하면 신청서 제출 이후 6개월 이내에 사업자와 서울시가 개발안에 대한 최종안을 마련하게 된다. 서울시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개발 사업성 및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여건, 부동산 시장 분위기 등을 감안해 시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협상신청 기한을 없는 만큼 현재로서는 사업자들의 신청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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