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는 그림책 ‘눈’(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이 2013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 대상(픽션 부문)을 수상했다고 15일 밝혔다.
라가치 상(Ragazzi Award)은 전세계에서 출간된 어린이책 중 창작성ㆍ교육적 가치ㆍ예술적인 디자인이 뛰어난 책에 수여하는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아동출판계의 노벨문학상’으로도 불린다. 해마다 전세계에서 출간된 작품 중 픽션 부문과 논픽션 부문에 각각 한 작품씩 선정하여 대상을 수여한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그림책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와 작가의 공력이 돋보이는 창작 그림책을 꾸준히 출간해 온 창비는 2011년 한국 출판물 최초로 라가치 대상(논픽션 부문)을 받았던 『마음의 집』에 이어 2013년 또 한 번 라가치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볼로냐 아동도서전은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세계에서 가장 유서 깊은 어린이책 행사이다. 1966년 라가치상이 제정된 이래 한 출판사에서 같은 작가와 함께한 작품이 라가치 대상을 두 차례 수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올해 라가치상에는 세계 37개국 190여 개 출판사가 900여 종의 작품을 출품해 경쟁했다. 이번 수상은 한국 아동출판이 창작 그림책을 본격적으로 출간하기 시작한 지 20여 년 만에 이룬 쾌거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는 이번 수상 소식을 듣고 평생 한 번 받기도 힘든 큰 상을 두 번이나 받게 된 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함께 일한 한국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한국은 나에게 작가로서의 삶을 실현하게 해 준 두 번째 조국”이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다. 번역가인 이지원씨의 소개로 한국에서 첫 작품을 내고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왔다. 이미 한국에서 열 권이 넘는 그림책을 내면서 작품마다 상징적인 그림과 철학적인 글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덕분에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까지 아우르는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눈’은 한국에서 첫 출간된 그림책으로 원고 단계에서부터 창비와의 협업으로 이루어졌다. 원고 분량, 그림의 내용과 순서, 레이아웃, 색감뿐만 아니라 종이의 두께, 제목자의 위치 등 세밀한 부분까지 함께 논의하여 주제를 아름답게 전달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춰 나갔다.
창비 관계자는 “볼로냐 라가치 대상 2회 수상은 ‘마음의 집’부터 맞춰 왔던 작가와 출판사의 호흡이 빛을 발한 결과”라며 “그림책이라는 매체를 통해 언어의 장벽을 넘어 예술적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