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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줄 모르는 팔, 세계의 물살 가르다
입력2008-08-10 22:00:53
수정
2008.08.10 22:00:53
박민영 기자
한국수영, 올림픽 도전 44년만에 메달 획득 쾌거
한 키 거리나 앞섰지만 힘차게 젓는 팔과 발은 지칠 줄 몰랐다.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그는 아직 더 치고 나갈 힘이 남은 듯 여유 있는 표정으로 금빛 세리머니를 펼쳤다.
박태환(19ㆍ단국대)이 마침내 한국 수영의 역사를 새로 쓰는 순간이었다.
박태환은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2008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1초86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수영이 올림픽에 도전한 지 44년 만에 처음으로 따낸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하는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박태환은 올림픽에서도 우승하며 이 종목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박태환에 이어 장린(중국)이 3분42초44로 골인했고 3분42초78의 라슨 젠슨(미국)이 동메달을 받았다.
전날 예선에서 3분43초35로 한국기록을 세우며 전체 3위로 결승에 진출했던 박태환은 하루 만에 기록을 1.49초 더 줄였고 전날 장린에게 빼앗겼던 아시아신기록도 다시 찾았다. 은퇴한 이언 소프(호주)가 지난 2002년에 작성한 3분40초08의 세계기록에는 못 미쳤으나 세계 수영 사상 두번째로 빠른 기록이었다.
2레인의 그랜트 해켓(호주), 4레인 라슨 젠슨(미국)의 사이인 3레인을 배정받은 박태환은 0.69초의 가장 빠른 출발 반응을 보이며 힘차게 뛰어들었다. 처음 50m에서는 초반 역영을 펼친 해켓(25초82)보다 뒤진 26초24로 4위를 기록하며 탐색전을 폈다. 하지만 첫 턴 이후 속도를 내기 시작, 100m 지점에서는 54초07로 해켓과 비슷하게 찍었고 150m 지점에서는 해켓과 0.04초 차로 따라붙더니 마침내 200m 지점에서는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부터 박태환은 독주체제를 확보했고 2위 장린과 0.58초 차이로 골인했다.
박태환은 천식을 앓던 7세 약골 꼬마에서 아시아 수영의 영웅으로도 빛났다.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에서 무려 72년 만에 동양인이 금메달을 따내며 희망을 전했다. 가장 빠르게 헤엄치는 영법인 자유형에서 동양인이 메달을 딴 것은 일본 선수가 1932년과 1936년 대회에서 따낸 세개의 금메달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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