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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 재정혁신 페이고 원칙만이라도 제대로 지켜라

정부가 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전면적 재정혁신'에 방점을 찍은 중기(2014~2018년) 재정운용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날 제시한 3대 재정개혁 방향은 촘촘한 재정 서비스 제공 및 투자 효율화, 낡은 관행과 틀을 바꾸는 재정구조 정상화, 민간의 창의와 효율을 활용한 예산절감이다. 한마디로 부처 간에 얽힌 중복사업 등은 설계부터 다시 들여다보고 각 부처의 재량지출 사업을 줄이거나 새 사업을 최소화해나가는 등 돈에 대한 감시를 엄격히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중기 재정지출 계획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뼈를 깎는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임기 내 균형 수준을 달성하겠다고 한 약속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이 과연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1년 전 공약과 국정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공약가계부를 내놓으면서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지하경제 양성화 등으로 가계부 실현이 가능하다고 장담했으나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한 형편이다. 정부는 지난해에 세출 구조조정으로 9조5,0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손에 쥔 것은 5조5,00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지난달 문을 연 금현물시장이 거래부진으로 정상적인 시장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등 지하경제 양성화도 지지부진한데다 경기침체로 세수여건 또한 녹록지 않다. 지난해 국세수입은 정부 예상치보다 8조5,000억원이나 덜 걷혔다. 지금의 경제상황을 보면 앞으로의 재정여건이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하기도 힘든 처지다.

이런 열악한 현실에서 그나마 재정혁신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내려면 내년부터 적용되는 페이고(Pay-Go·pay as you go) 원칙만이라도 제대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페이고 원칙 아래에서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존 사업 예산을 확대할 경우 자체 세입증대 방안을 강구하거나 별도의 지출절감 계획을 동반해야 한다. 이런 강제적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 한 재정팽창의 관성은 결코 멈출 길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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