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간)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달 하순 유엔 총회 기간 롯데그룹이 인수한 '더 뉴욕 팰리스 호텔'에 투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유엔총회 기간 중 애용해온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외면한 이유는 보안상의 문제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초 힐튼 계열이었던 이 호텔이 지난해 10월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투숙했을 경우 자칫 중국 측 스파이 행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는 게 미 언론의 대체적인 문제다.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FP)는 "중국 관리들이 미 대통령과 측근들의 비밀대화를 도청할 것이라는 공포가 컸다"고 보도했다. 또 유엔 총회 기간에 이 호텔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물론 오바마 대통령과 관계가 껄끄러운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투숙할 예정이라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니스트 대변인 역시 "대통령 투숙 호텔에 대해 가용 공간, 비용, 안보상의 문제 등 모든 것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FP는 "뉴욕 팰리스 호텔은 동맹국인 한국의 재벌인 롯데호텔이 인수한 호텔"이라며 "이 호텔에서 오는 28일 오바마 대통령의 국가 정상 및 고위인사 초청 행사, 국무부의 외교 활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호텔은 올 5월 뉴욕 팰리스 호텔을 8억500만달러에 인수했고 16일 '롯데 뉴욕 팰리스'로 이름을 바꾸는 현판식을 열 계획이다. 맨해튼 매디슨애비뉴에 있는 더 뉴욕 팰리스 호텔은 55층 건물로, 객실 909개, 연회장 23개 등을 갖춘 뉴욕의 대표 호텔 가운데 하나다.
윌도프 아스토리아는 더 유서 깊은 호텔로 뉴욕시가 1993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브루클린 브릿지와 함께 공식 상징물로 선포하기도 했다. 이 호텔은 허버트 후버 대통령(재임기간 1929∼1933년) 이후 84년간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유엔 총회가 열릴 때마다 주로 투숙하면서 외국 정상과 외교관들을 만나는 데 이용했던 장소다. 1950년대에는 더글라드 맥아더 장군이 한동안 이 호텔의 스위트룸에 묵었고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신혼 첫날밤을 보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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