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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상품 유류할증료 뻥튀기

항공사 공시 가격보다 최대 76% 바가지 씌워


18일 한 인터넷 오픈마켓에 올라온 태국 푸켓 여행상품은 3박5일 일정에 50만원이 채 안되는 싼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었다. 상품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유류할증료와 공항세 등으로 19만원을 추가로 내야 했다. 그러나 같은 조건의 항공권 가격을 검색해 보면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는 14만7,100원으로 나타났다. 여행사가 4만원이 넘는 웃돈을 챙기고 있었던 셈이다.

이처럼 유류할증료를 뻥튀기해 웃돈을 챙기고 여행상품 가격비교를 어렵게 하는 여행상품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25개 여행상품을 무작위로 뽑아 조사한 결과 20개 상품이 유류할증료를 항공사 공시가격보다 많이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25개 상품 가운데 유류할증료가 가장 부풀려진 상품은 이달 티웨이항공을 이용해 태국으로 가는 P여행사 ‘방콕ㆍ파타야’ 패키지 상품이었다. 실제 유류할증료는 9만1,000원이지만 여행사는 유류할증료를 16만원으로 책정해 무려 75.8%나 바가지를 씌웠다.

방콕으로 가는 N여행사의 제주항공편 상품도 유류할증료로 15만원을 제시해 정상가격보다 64.8% 비쌌다. O여행사의 일본 나고야 상품(제주항공)은 4만5,700원인 유류할증료를 7만원으로 53.1% 부풀렸다. 항공사가 공지한 유류할증료를 그대로 받는 곳은 미주와 유럽 상품 등 5개뿐이었다.



여행사들이 상품 가격을 낮게 제시해 소비자를 유인한 뒤 유류할증료에 웃돈을 붙여 수익을 얻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한 온라인 여행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무조건 싼 상품을 찾다 보니 이런 가격구조를 유지해왔다”며 “업계의 관행이지만 유류할증료 내역을 상세히 상품 소개에 적어놨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미리 판단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여행상품의 가격 수준을 정확히 비교하기 위해서는 유류할증료가 정상가격보다 얼마나 더 부풀려졌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항공권의 실제 유류할증료는 각 항공사나 여행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현재 여행상품의 가격 꼼수를 감독하거나 규제할 수 있는 기관도 없고 실태파악도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 스스로 상품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류할증료는 유가 변동에 따라 승객에게 부과되는 할증요금으로 항공사별로 책정해 매달 사전 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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