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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세리머니는 영장류의 본능

■ 美 샌프란시스코 스테이트대 연구<br>"분노와 노고의 소진 의미하는 성공 선언 동작에서 연유한 것"



헤라클레스의 활 쏘기 자세를 연상시키는 우사인 볼트, 검지로 멀리 허공을 가리킨 유도 금메달리스트 송대남,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우승한 뒤 손으로 격한 물장구를 쳤던 쑨양….

챔피언들이 포효하며 마음껏 펼치는 승리의 세리머니는 올림픽에서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볼거리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승자들은 왜 한결같이 세리머니를 펼치는 걸까.

미국의 MSNBC 뉴스가 7일(한국시간) 세리머니에 관한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테이트대 연구진은 경기에서 이긴 뒤 두 팔을 하늘로 뻗거나 가슴을 쫙 펴고 주먹을 쥐거나 펄쩍펄쩍 뛰거나 하는 승자 특유의 몸짓은 어느 문화권에서나 동일하며 사람 아닌 영장류의 행동에 뿌리를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승리한 선수들이 보여주는 동작은 최초의 인류보다도 더 오래전부터 영장류들이 보였던 '성공 선언'의 동작에서 연유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인류행동진화 저널 최신호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영장류도 이와 똑같은 행동을 한다는 증거가 있다. 인간 외의 영장류 역시 몸집을 부풀리는 동작을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제유도연맹이 2004년 올림픽 유도 경기에서 촬영한 17개국 메달리스트 선수들의 사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각 사진에 표현된 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설문했다. 참가자들은 어김없이 승리감이나 자부심이 표현된 것이라고 대답했다.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리는 동작은 더 크고 강하게 보이도록 하며 몸을 부풀린 자세는 남성 호르몬 분비를 증진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줄인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이어 "승리의 표현은 승리나 성취와 함께 지배와 서열 내 지위 확보를 뜻하기도 한다"면서 "이 모든 것은 사회적 조정력과 번식 성공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사람들이 분노와 경멸ㆍ혐오ㆍ공포ㆍ기쁨ㆍ슬픔ㆍ놀람을 나타내는 공통적인 표정을 짓는다는 이전까지의 연구에 승리감과 자부심을 추가한 것이다.

연구진은 승리감과 자부심을 나타내는 몸짓의 기원에 대해 "이는 사람 아닌 영장류로부터 왔을 가능성이 크다. 동물이 화가 나면 피가 상체와 주변 조직으로 몰리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런 동작은 분노와 노고의 소진을 의미하는 몸짓"이라고 설명했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소모되고 남은 에너지가 안도감과 합쳐져 나오는 이런 동작은 유도 같은 투기뿐 아니라 구기나 체조 등 모든 종목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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