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업계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짐 로저스(64ㆍ사진)가 아시아 투자에 집중하기 위해 아예 미국집을 팔고 싱가포르나 상하이 혹은 홍콩에 자리를 잡을 예정이다. 로저스는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시아로 이사하기 위해 맨해튼에 있는 집을 내놨다"면서 "아이가 영어와 중국어를 다 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어가 통용되는 도시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 등 아시아 투자를 늘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로저스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관련주를 매집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관광, 농업, 에너지 및 항공사 쪽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90년대 중국을 두루 여행한 후 중국투자 관련 책자들을 내기도 했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지난 70년대 헤지펀드 퀀텀을 설립했던 그는 지난 99년 원자재값 상승을 예고하는 등 월가에서는 '족집게 투자'로도 유명하다. 로저스가 지난 98년말 시작한 원자재 지수도 이후 3배 이상 급등했다. 그는 원자재붐이 이어져 석유는 배럴당 100달러대, 금은 온스당 1,000달러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저스가 내놓은 맨해튼 집은 6층짜리로 허드슨강과 리버사이드 파크를 내려다 보는 요지에 있으며 와인 저장고와 사우나에 개인 체육관까지 갖추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로저스가 지난 97년 10만7,000달러에 산 이 집을 최고 1,500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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