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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블로그] 김광수 기자의 ‘아! 차!’(18)

엑스트렉(X-TREX)을 아시나요



미인박명이라는데, 차명은 멋져야 오래 가네

국산차 모델로 현재 출시되고 있는 차량 중에 가장 오래된 모델은 코란도입니다. 최장수 모델로 1969년 처음 나와 1996년 단종됐다가 뉴 코란도가 바통을 이어 받아 2005년 9월까지 출시됐죠. 코란도라는 이름은 잠시 자취를 감췄다가 2011년 2월 코란도 C로 부활해 기존 쌍용차의 라인업을 코란도 스포츠, 코란도 투리스모로 개명하도록 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코란도가 국내 최장수 자동차 브랜드라면 가장 짧은 기간 단종된 모델은 무엇일까요?

기아자동차에서 판매했던 엑스트렉(X-TREX)과 GM대우(현 한국GM)가 수입해서 팔던 G2X를 들 수 있겠네요. 엑스트렉은 2003년 4월 출시돼 2005년 1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집니다. GM대우의 레조와 비슷하기도 하고 같은 회사 카렌스하고도 흡사했던 레저형 차량이었죠. 뒷모습은 구형 스포티지 같기도 하고, 6인승으로 다양하게 쓸 수 있었지만 기아차에서 카렌스에 집중하느라 빛도 못 보고 사라졌습니다.

G2X는 새턴의 스카이라는 차종을 그대로 수입해서 팔았던 모델인데,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단종됐습니다. 지금도 간혹 길에서 보면 눈길이 갈 정도로 멋진데, 요즘 출시됐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멋진 스포츠카였죠.

일반적으로 한 모델이 출시됐을 때 국산차의 경우 5~6년을 주기로 생산되고 모델이 체인지됩니다. 적어도 그 정도는 판매가 되지만 엑스트렉과 G2X는 아주 짧게 팔렸던 특이한 경우죠.

엑스트렉이나 G2X처럼 단종된 모델로는 ▦현대차 마르샤(3년 4개월) ▦기아차의 엘란, 카렌스(이상 3년 6개월), 로체(2년 7개월) ▦한국GM(대우차 시절 포함) 씨에로(2년 6개월) ▦쌍용차 칼리스타(2년 6개월) 등이 있습니다. 이름을 들어보면 “그런 차도 있었지?”라는 생각도 들고, “그 차가 그렇게 빨리 단종됐나?”하는 모델도 있네요.



반대로 코란도처럼 장수하는 모델도 꽤 있죠. 대부분이 잘 팔리니까 굳이 모델명을 바꾸지 않지만 세대명은 표기를 하곤 합니다.

현대차의 쏘나타가 대표적입니다. 쏘나타는 1985년 첫 모델이 나온 이후 쏘나타Ⅱ(93년 5월~96년 2월), 쏘나타Ⅲ(96년 2월~98년 3월), EF 쏘나타(98년 3월~06년 1월), NF 쏘나타(04년 9월~현재), YF 쏘나타(09년 9월~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네요. 지금 출시되는 YF의 전신인 NF 쏘나타도 택시용으로 계속해서 출시되는 중인데, 내년에 YF 후속모델이 나오면 아마도 단종되겠죠?

현대차는 쏘나타 외에 그랜저, 아반떼처럼 20~30년씩 이어가는 장수 모델이 많은 편입니다. 대부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잘 팔리고 있어 신형이 나와도 이름은 유지하는 경우죠.

코란도처럼 중간에 단종됐다가 다시 옛 모델명을 부활시켜 쓰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현대차의 액센트, 기아차의 프라이드가 대표적인데요. 과거 인기 모델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목적도 있고, 딱히 더 좋은 모델명을 찾지 못해서 옛 것을 가져다 쓴 것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모델은 기아차의 오피러스를 꼽습니다.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2003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만 9년이나 판매됐는데, 중간에 페이스리프트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몇 번의 연식변경만 있었을 뿐 줄곧 같은 모델로 팔렸습니다. 후속 개념으로 선보인 K9이 안 팔리니까 더 안타깝네요.

수입차의 경우 7~8년 주기로 모델이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고 40~50년 이상된 모델들도 다양합니다. 올해로 50년을 맞은 포르셰 911 같은 모델이 대표적인데요. 최근 출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E클래스는 첫 모델을 1947년 170V시리즈로 보면 환갑도 지난 셈이니 대단합니다. 국내에도 앞으로 50년 아니 100년을 이어가는 장수 모델이 나왔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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