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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KTX 타고 베이징 가는 날…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9일 부산에서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향후 5년 내 한ㆍ러 교역 100억달러 시대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ㆍ러 경제통상 협력을 위한 행동계획(Action Plan)’을 채택했다. 포괄적 협력계획이지만 그중에서도 교통사업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유라시아 횡단 철도 시대가 성큼 다가서고 있다. 한반도에서 유라시아 대륙을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철로가 문을 열 경우 지구촌에 일대 물류대혁명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화물 수출의 99%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해운시장에도 커다란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대륙 열차를 통해 수송할 경우 20일가량 걸리던 시간이 15일 정도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상하이항과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는 부산항도 철로가 유라시아로 연결될 경우 경쟁력이 배가되는 전기를 맞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생존전략 차원에서 동북아 물류 허브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물류는 산업 전반의 생산성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장이 적지 않거니와 다양한 서비스산업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커다란 포석으로 삼은 것이다. 특히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라나면서 제조업에서 서비스산업으로의 이행기에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물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제 유라시아 철로와 관련해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때가 됐다. 한반도 통일 이후 유라시아 철도 연결 시대를 겨냥해 중국 철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중국에 한국 표준이 도입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송달호 한국철도학회장의 주장은 이런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최고속도가 40~60㎞에 그치고 컨테이너를 실은 차량이 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좁은 터널 등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는 북한 철도에 대한 투자계획도 세워져야 한다. 지난달 말 시범운행하기로 했던 남북 철도 연결사업이 언제 다시 재개될지도 걱정이다. 연말 개통은 이미 물 건너간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컨테이너를 실은 한국철도공사 차량이 유라시아 대륙을 건너 유럽으로 달리는 날을 앞당기기 위한 구체적이면서도 상세한 그림을 그려나가야 할 때다. KTX를 통해 개성과 베이징을 관광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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