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前총리 무죄 판결] 서울시장 선거 판도 변화 오나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수수 의혹사건에 대한 법원의 1심 무죄 판결로 6ㆍ2지방선거에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판결에 대해 한나라당은 "상급심 판결을 주목한다", 민주당은 "진실의 승리로 사필귀정'이라고 논평했다. 한나라당은 한 전 총리 무죄 판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지방선거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조해진 대변인은 "혐의가 있어도 명백한 물적 증거가 없으면 입증하기 어려운 뇌물죄 재판의 특징이 이번 판결에서도 그대로 재연된 것 같다"며 "그렇지만 판결과 달리 이번 사건의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한 전 총리의 부도덕한 실체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논평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 전 총리의 결백이 입증됐다며 검찰권의 정당한 행사를 주문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사필귀정이다. 결국 진실은 승리했고 한 전 총리의 결백도 입증됐다"며 "검찰권의 행사가 더 이상 정치보복에 이용돼서는 안 되고 부디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검찰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법원의 이번 판결에 따라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한 전 총리가 당장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 전 총리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ㆍ원희룡ㆍ김충환 의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과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여야가 사생결단의 맞대결을 펼치는 본격적인 지방선거 국면에 돌입하게 되면 서울시장 선거판도가 혼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 후보등록과 공식 선거운동을 한 달여 앞두고 실시된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도와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볼 때 한 전 총리가 선두를 달리는 오 시장을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오는 5월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맞는 만큼 이번 판결은 지방선거에서 진보진영의 표 결집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정치적 수사라는 야권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기소돼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한 전 총리와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이 오버랩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판결로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한 전 총리에 대한 판결이 수도권 지방선거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나라당은 영남권 등 텃밭은 물론 서울시장ㆍ인천시장ㆍ경기지사 등 수도권 3곳의 필승을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오 시장을 비롯해 당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서울시장 주자들의 본선경쟁력을 문제 삼아 일각에서 거론돼온 제3후보론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검찰이 한 전 총리의 1심 판결에 앞서 10억원 자금수수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며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한 전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단지 한 전 총리에 대한 새로운 의혹과 관련 법원의 재판결과는 지방선거 이전에 나오기는 물리적 시간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