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휴가지인 매사추세츠주(州)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발표한 특별성명에서 "이집트 과도정부와 보안군의 조치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면서 "민간인을 상대로 한 폭력을 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평화로운 시위를 포함한 인간 존엄에 필수적인 보편적 권리를 존중한다"면서 "계엄령 추진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군부 개입으로 화해와 민주주의의 기회가 있었으나 이집트는 지금 더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면서 "임의 체포,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진압과 폭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오늘 아침 이집트 정부에 다음 달로 예정된 정례 합동 군사훈련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이집트의 미래를 결정할 수 없다"면서 "이는 이집트 국민이 해야 할 일이며, 우리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의 편을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이집트와의 관계를 유지하길 바라지만 민간인이 거리에서 살상당하고 인권이 후퇴하는 상황에서 전통적인 협력을 평소와 같이 유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상사태는 철회돼야 하며 국가적인 화해 절차가 시작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사태를 `쿠데타'로 지칭하지 않았으며, 한해 15억5천만달러에 달하는 이집트에 대한 원조 중단 여부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다만 무르시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민주적 선거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그의 정부는 포용적이지 못했고 모든 이집트 국민의 생각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 앞서 휴가지에서 국가안보팀과 대책회의를 하고 합동군사훈련 취소 외에 추가 조치를 검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이집트 사태에 대해 존 케리 국무장관을 위시한 오바마 외교팀의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는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성명 발표후) 골프를 하러 돌아갔고, 케리 장관은 어제 성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았다"면서 '껍데기'에 불과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케리 장관이 이번 이집트 유혈사태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비판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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