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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도 정부 늑장대응에 비난여론

남아시아에서 쓰나미 참사가 발생한 이후유럽에서 일부 정치인들의 처신과 정부 당국의 늑장 대응이 여론의 몰매를 받고 있다 유럽에서 최악의 희생자를 낼 것으로 보이는 스웨덴이 대표적인 경우. 스웨덴언론은 1천500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는 정부의 공식 통계는 안이한 것이라며 최대 4천5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신문들은 라일라 프라이발츠 외무장관(여)이 30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보고를 받았다며 "라일라는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는 사건 발생 당일 저녁 외무부 관리들이 진상 파악에 분주한데도 태연히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대해 스웨덴 정부측은 늑장 대응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이번 쓰나미 사태의 피해 규모를 알 수 없었다며 나름대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내놓고 있다는 것. 200여명이 실종상태인 핀란드에서도 정부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 태국에 머물다가 간신히 목숨을 건진 사울리 니니스토 전외무장관은 "정부가 사태 발생 4-5시간내에 비상 각의를 소집했어야 한다"며 정부의 대응을 문제삼았다. 그는 핀란드 외교부가 관리들을 푸껫에 긴급히 파견하지 않았다는 것도 질책했다. 사태 발생 18시간만에 대사관측과 접촉했으나 성의를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자신을 포함한 현지의 핀란드인들은 철저히 버림받은 듯한 느낌이었다는 것. 한 핀란드 관광객도 정부의 핫라인 접촉을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쳤다면서 수백만대의 휴대폰이 보급된, '노키아의 나라'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것이냐며 분노를 토했다고 현지 신문은 전했다. 219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덴마크도 예외가 아니다. 야당측은 현지의 자국민이간절히 도움을 호소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재해관리팀을 태국 등에 급파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의회 특별회의를 소집, 책임을 따지겠다는 입장. 일부 유럽 정치지도자의 처신도 눈총을 받고 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사태 발생 이후에도 휴가지인 이집트에 머물고 있다. "총리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잭 스트로 외무장관의 입에서 나온 변명. 블레어 총리는 29일 저녁에 G8(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이 소집되면국제사회의 원조와 구호가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성명으로 겨우 침묵을 깼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연례적인 신년 메시지 발표를 위해 모로코에서 휴가를 마치고 사태 발생 나흘만인 30일에서야 귀경했다. 모로코에 머무는 동안 그는외무장관을 피해지역에 보낼 것이라는 짤막한 성명을 발표했을 뿐. 이에 반해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휴가를 단축하고 서둘러 집무에 복귀했고 1월1일로 예정된 오스트리아 방문도 취소했다. 독일의 사망자는 이날 현재 33명이며 실종자는 1천명 이상에 달한다. 벨기에의 기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도 조기에 복귀한 케이스. 그러나 카렐 드 귀히트 외무장관은 여론의 포화를 받고 있다. 현지의 한 일간지는 그가 독일에서 휴가를 즐기는 동안 수십차례나 통화를 시도했다며 "도대체 외무장관은 어디에 있었느냐?"고 힐난했다. 유럽의 많은 국가원수와 정부수반들이 위로와 연대를 약속하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그리스와 폴란드, 이탈리아에서는 외무장관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포르투갈에서는 방콕 주재 대사가 수도 리스본에서 휴가를 보내다 28일 저녁에야 겨우 임지로 돌아간 사실이 구설수에 올랐다. 13명의 사망자에다 수백명의 소재가 불명한 스위스는 기민한 대응을 보여주고있다. 특별기를 신속히 보내 태국에 갇혀 있는 자국 관광객 130명을 귀국시키기 위해병원기를 이용, 부상자도 후송했다. 그러나 스위스 정부가 늘 모범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지난달 중순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에서 내전이 확대될 당시 교민 보호에 소홀한 점이 드러나 여론의 몰매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스위스 외교부는 프랑스군이 외국인 철수에 분주한 동안에도 손을 놓고 있다가 뒤늦게 특별기를 급파, 130명의 교민을 귀국시켰고 현지 대사관은 교민들의 동향 파악, 접촉을 등한시했다는 이유로 집중적인 성토를 받았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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