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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론스타의 정서법
입력2007-06-28 16:53:36
수정
2007.06.28 16:53:36
최근 들어 론스타는 ‘정서법(culture law)’을 자주 운운한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우리는 항상 법을 준수하며 투자했다”면서 “다만 한국의 정서법을 어기는 실수를 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말미에는 “앞으로 한국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는다.
그레이켄 회장의 발언 행간에서는 ‘한국의 시스템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한참 뒤떨어져 있어 론스타가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비아냥거림을 읽을 수 있다. 론스터는 점점 거세지는 ‘먹튀’ 비난, 외환은행과 외환카드 합병을 둘러싼 법정 공방, 탈세혐의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건의 원인을 한국의 특수한 정서법을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일로 치부하는 셈이다.
론스타의 주장대로 ‘정서법’이 모든 갈등의 원인이라고 치자. 하지만 론스타는 지금도 한국의 정서법을 무시하는 모습이다. 그레이켄 회장이 이달 초 뉴욕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과정이나 외환은행의 일부 지분을 매각한 후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연거푸 말을 바꾸는 행태를 보자면 론스타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레이켄 회장이 이달 초 한국 언론을 상대로 뉴욕에서 인터뷰를 계획했다. 언론사들은 외환은행 매각 등 민감한 문제가 많은 만큼 뉴욕특파원을 통해 인터뷰를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론스타는 자신들이 지목한 언론사의 기자를 단독으로 초청하려고 고집했고 뉴욕특파원과의 회견은 모두 거절했다. 론스타는 한국의 홍보 대행사를 통해 “뉴욕특파원들과의 회견에서 외환은행 문제 등 민감한 이슈를 묻는 질문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외환은행 지분 13%를 매각한 뒤에는 “더 이상의 분할매각은 없다”고 다짐했지만 공시를 통해 “일부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론스타는 한국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지만 자신들이 알리고 싶은 내용만을 밝힐 뿐 정작 시장이 알고 싶은 내용에 대해서는 ‘숨기기’와 ‘거짓말’을 서슴지 않다.
아무리 노력해도 사모펀드 론스타의 ‘정서법’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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