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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처벌보단 대화로 풀어야"

핀란드 '교육 개혁의 전설' 에르키 아호 방한<br>"학생들 맞춤형 학습 통해 학력 격차 해소를"


"집단 따돌림은 어느 공동체에나 있는 일입니다. 사회 공동의 책임으로 이해하고 처벌보다 대화로 풀어야 합니다."(에르키 아호 전 핀란드 국가교육청장)

오는 2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방한 중인 에르키 아호 전 청장은 19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등 국내 지역 교육 수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학교 폭력 대책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충고했다. 무엇보다 아호 전 청장의 지적은 최근 학교폭력 처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공교육 선진국인 핀란드에서 지난 1973~1991년 국가교육청장으로 교육개혁을 주도했던 아호 전 청장은 "폭력이나 따돌림 문제는 조기에 바로 잡아야 한다"며 "핀란드 역시 다문화 사회로 가고 있어 그런 문제가 있는데 주로 대화로 해결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에서는 집단 따돌림이나 폭력이 발생할 경우 즉시 해당 학생에 대한 별도 교육이 실시된다. 따돌림과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시스템도 잘 정착돼 있다. 경쟁과 비교 중심의 우리와 달리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화를 통한 해법 찾기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수월하다는 게 교육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호 전 청장은 종합학교에 대해 "창의성이나 사회적 혁신은 다양하고 비슷한 이들이 모여 있을 때 발현되는데 그런 차원에서 도입됐다"고 말했다. 핀란드 교육과정은 9년제 기초교육(종합학교)과 상급 중등교육(고등학교)으로 나뉘는데 우리의 초ㆍ중학교 과정에 해당하는 G 1~7학년은 평가보다 학습 과정에 중점을 둔다. 이후 중학 과정인 G 8~9학년은 성적 평가를 하며 이를 토대로 고교에 진학한다.



종합학교에서는 성적에 따라 학생 개개인을 1등ㆍ2등과 같이 서열화하지 않는다. 수준별 수업도 없다. 다만 교사가 해당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개별적으로 평가하고 개인별 맞춤형 학습을 주로 하고 있다. 그는 비교와 경쟁을 통해 학생들을 서열화하기보다 맞춤형 학습을 통한 학력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곽 교육감은 "교육적 자극을 주고 효과를 높이는 측면에서는 좋을지 모르나 비교와 경쟁이 우리의 교육관을 너무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아호 전 청장은 또한 질 높은 교육을 행할 수 있는 교사를 길러낼 수 있도록 교육 여건이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핀란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 읽기ㆍ수학ㆍ과학 과목 등의 분야에서 최근까지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교육 체제를 가진 나라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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