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효과에 힘입어 19일 도쿄주식시장에서 닛케이지수가 지난 4월3일 이후 8개월 만에 1만선을 돌파했다.
오는 26일 총리에 취임하는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경기부양을 위해 10조엔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물가억제 목표를 2%로 상향 조정하도록 압박하는 등 경기부양에 올인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윤전기를 쌩쌩 돌려 돈을 찍겠다"는 아베 차기 정권의 무제한 양적완화 방침이 속속 구체화되면서 일본증시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237.39포인트(2.39%) 오른 1만160.40으로 마감했다. 올 들어 최대 상승폭이다. 이날 아베 총재의 공공사업 투자계획에 힘입어 건설주가 강세를 보였으며 엔화가치 하락의 수혜주인 도요타자동차와 혼다자동차의 주가도 전날보다 각각 3.5%와 6.2%씩 상승했다. 또 통화완화 정책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금융주도 크게 올랐다.
닛케이지수는 일본 정치권이 지난달 14일 중의원 해산과 총선을 확정한 후 아베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달 사이 17%나 상승했다. 엔저기조 유지 등 아베 정권의 전방적인 성장 드라이브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공민당은 경기부양을 위해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10조엔 규모의 추경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신문에 따르면 추경예산 승인은 내년 2월께 이뤄지고 재원은 지난 2011년도 결산잉여금과 2012년도 국채원리금 상환예산 가운데 남은 예산으로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예산을 모두 합쳐도 4조~5조엔에 불과해 국채 추가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민주당이 재정건전화를 위해 설정한 연간 국채발행 한도 44조엔을 더 확대해야 한다.
일본은행도 19~20일 이틀간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5조~10조엔 정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키도 다카히로 미쓰비시UFJ은행 투자전략가는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국채를 매입하는 방법으로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10조엔 더 늘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같은 정책은 엔 매도를 부추기고 해외 투자가들의 일본 기업 투자를 늘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치다 고지 미쓰비시UFJ자산관리사 수석 펀드매니저도 "장기적으로 보면 엔화약세에 힘입어 시장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내년 3월 말께 1만1,0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며 "일본은행이 시장의 기대를 벗어날 경우 엔화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주가가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일본 재무성은 11월 무역수지가 9,534억엔 적자를 나타내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1980년 이후 가장 긴 기간 동안 연속으로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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