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사람들은 블루칼라(생산직 근로자)나 화이트칼라(사무직 근로자)가 아닌 '자신의 일'에 도전하는 창의적 인간입니다."
지난 1986년 한국인 최초로 실리콘밸리에 디자인 회사를 세워 창조·혁신 아이콘으로 불려온 김영세(64·사진) 이노디자인 회장은 이 같은 창조적 부류의 사람을 '퍼플 피플(purple people)'이라고 규정한다. 김 회장은 2012년 같은 이름의 책도 냈다.
최근 서울테크노파크 주관으로 서울과학기술대에서 열린 지식나눔콘서트 '앙트러프러너쉽(가치창조활동·entrepreneurship)'에서 강연자로 나선 김 회장은 "자신의 일을 즐기는 사람이 세상을 바꾸며 이들이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퍼플 피플"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최초의 가로형 휴대폰, 슬라이딩 모양의 콤팩트 화장품, 목걸이 타입의 MP3 등 히트작을 만든 '디자인의 그루(스승)'로 통한다.
그는 미래 창업가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창조성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자신이 세상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생각하면 그 다음 계획을 세우는 일은 쉽다"며 "그냥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을 찾는 것이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는 일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박차고 나오라고 주문했다. 그는 "모범생보다는 모험생이 세상을 바꾸는 인재가 될 확률이 높다"며 "자신의 일이 곧 '나'라는 브랜드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창의적 사고는 소비자를 즐겁게 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나온다는 지론을 폈다.
그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듯이 디자인하고 상품을 만드는 이들이 곧 앙트러프러너(창조적 기업가)"라며 "이는 산업사회가 기술이 아닌 인간 중심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은 창업가가 가진 본질"이라며 "청년 예비창업가들도 인간에 대한, 소비자에 대한 애정을 갖고 세상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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